[발언대]북구 폐선부지 활용, 주민 뜻 담아 신중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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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북구 폐선부지 활용, 주민 뜻 담아 신중히
  • 경상일보
  • 승인 2022.01.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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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민 울산 북구의회 부의장

100년간 한 자리에서 울산 북구 주민들의 철도 이동을 책임지던 호계역이 지난 12월27일자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바로 다음 날인 28일 창평동에 북울산(박상진생가)역이 새로 문을 열었다. 이제 호계역에서는 기차를 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북울산역 방향으로 철도 노선도 변경되면서 하루 수십회 농소와 송정, 효문동을 오가며 도심을 관통하던 열차의 모습도 더는 볼 수 없다.

북구 주요 도심을 통과하던 열차는 이제 동대산 아래 새로 생긴 철도를 따라 움직이고 주민들은 호계역 대신 북울산역을 이용해야 한다. 오랜 추억이 담긴 역이 없어진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간 철도 때문에 불편을 겪었을 주민들이 이제 기차의 소음에서, 출·퇴근 시간 도로 위 정체에서, 안전사고의 위험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되었으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역 폐쇄와 개통과정에서 도심을 관통하던 기존의 철도가 없어지는데 이는 엄청난 크기의 폐선부지가 생기게 됨을 의미한다. 북구청은 폐선부지 활용을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12월 초에는 폐선부지 정지공사 실시설계용역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의 폐선부지 주요 활용 계획에 따르면 단절된 도심을 하나로 잇는 산책로 조성이 주를 이룬다. 경주시와의 경계인 농소2동 관문성부터 송정지구까지 9.5㎞ 구간에 걸쳐 자연형 숲길과 가로수형 숲길, 친수형 숲길을 계획했다. 농소2동 관문성부터 매곡천까지는 전원경관과 조화로운 숲길을, 매곡천부터 호계역까지는 시가지 가로수형 숲길을, 창평뜰에서 송정지구까지는 산책로변 물길과 습지원이 함께하는 친수형 숲길이 각각 제시됐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도심 녹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폐선부지의 활용계획이 도심 산책로로 결정된 것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다. 주민 다수도 폐선부지 내 도입시설로 타 자치단체의 우수사례인 녹지와 산책로 등 휴식공간 조성을 원하고 있다. 기존의 철도가 도심을 관통했으니 폐선부지 산책로는 북구 도심 마을 곳곳을 통과하며 모든 주민들이 누릴 수 있는 휴식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특히 관문성 역사문화광장 조성에 관심을 더 가지고 있다. 오랫동안 봐 왔던 우리 동네가 어떻게 바뀔 지 기대가 되기 때문이다. 북구의 끝이자 울산의 끝이기도 한 이 일대는 개발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았던 곳이다. 이곳 관문성 일대에 주차장과 진입광장, 역사문화관 등을 조성하면 울산의 진입 경관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사실 경주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울산으로 진입하다 보면 마땅히 울산을 알릴 수 있는 시설이 없어 아쉬움이 컸다. 경주시에서는 이곳 시계에 각종 조형물을 설치해 경주로 들어가고 나오는 차량에 경주를 홍보해 왔다. 이곳에 폐선부지를 활용한 시설물이 들어선다면 울산과 북구를 알리는 데 있어 보다 효과적이지 않을까 한다.

농소2동 화정마을 폐선부지에도 7번국도와 화정마을을 연결하는 쉼터 조성을 계획했다. 동천 전망데크와 정원은 마을 주민들에게 쉼터 역할을 제공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 밖에도 천곡·달천 지역과 농소지역 주민을 연결하는 광장이 매곡천 인근에 계획돼 있어 주민 화합의 장으로 기대를 모으게 한다. 이와 함께 기존의 호계역 역사 역시 열차박물관과 레일정원 등이 들어서는 지역 랜드마크 공원으로 추진될 계획이어서 지역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큰 기대를 하게 한다.

이제 막 철도가 이설했는데 장밋빛 청사진만 나열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막대한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도 하루 빨리 나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선 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철도가 옮겨 갔으니 주민 통행에 불편을 주었던 통로박스와 교량을 우선 철거하고 교차로 보행환경 개선도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다.

철도 폐선부지 활용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은 때다. 앞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이 원하는 도시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100년간 묵묵히 한 자리에서 북구 주민들을 위해 일해 온 호계역과 새로운 터에서 새롭게 교통 편의를 제공할 북울산(박상진생가)역에게 이 지면을 통해 감사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이정민 울산 북구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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