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마을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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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마을살이
  • 경상일보
  • 승인 2022.01.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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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혁신연구소장

긴 여행을 하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경상일보의 ‘이런생각’을 통해 처음 정기적인 글을 쓰고,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경험을 했었다. 2013년부터 필진이 되고 2016년까지 글을 썼으니 만으로 4년이다. 제법 긴 시간 동안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와 시민들의 여론을 글로 옮기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었다. 검색을 해서 다시 읽어보니 얼굴이 붉어지기도 한다. 어떤 글에서는 ‘와! 내가 이런 이야기도 썼구나’ 싶은 대목도 눈에 띈다. 지금의 나보다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이런생각’의 글들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이후 5년 동안 정기적인 방송 패널로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 매주 목요일 아침마다 우리나라 복지정책과 제도, 사각지대와 대안을 알리고 그 변화들을 해설하고 있다. 지역의 한 주간지에도 방송에서 다룬 내용 가운데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하거나 널리 전하고 싶은 내용들을 추려서 싣고 있다. 2016년을 마지막으로 ‘이런생각’을 떠나 여러 곳을 여행하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6년만이다.

이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생각해 본다. 과거에는 시민단체 활동가로서, 지역사회복지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사회가 지닌 문제와 복지사각지대를 주로 다뤄왔다. 지금은 마을활동가로 살아가는 삶과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혁신연구소의 소장이라는 직책으로 달리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또 있을 것 같다.

현재 내 주소지는 울주군 서생면의 작은 어촌마을이다. 마을주민들 가운데 현장활동가를 찾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컨설팅과 자문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지역의 문제와 주민들의 욕구를 파악해서 실질적으로 변화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해양쓰레기 자원화 사업과 어촌계 건물을 손 봐서 마을복지 거점을 만드는 사업들이 대표적이다. 그 지역 문화와 역사,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는 것도 내 몫이다.

서생면에는 8개의 어촌계가 있다. 그 가운데 간절곶 곁에 위치한 평동마을 어촌계가 울산광역시의 지원을 받아서 ‘2021 지역사회 문제해결 사회혁신 리빙랩’을 수행했다. 65세 내외의 주민 2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소득과 건강, 주거, 교육, 돌봄, 일자리 등 삶의 문제와 직결되는 현실을 파악하는 사업이다. 이후 해법을 마련하고 수행하는 것은 우리 몫이다. 여기서 ‘우리’는 주민과 지자체, 정부, 기업, 관련 단체를 모두 아우르는 말이다. ‘마을형 민관협치’를 하겠다는 말이다.

이제 여기서 나온 내용들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사업을 만들고,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들려주고 싶다. 국가의 기능과 공공서비스 전달체계가 미치지 못하는 작은 어촌마을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보여주고 싶다. 이런 고민과 노력들이 더 많은 마을로 전해지고 함께 변화해 나가는 과정을 알리고 싶다. 이제 시작한다. 우리 마을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와 그 에피소드들이 어떻게 사업으로 이어지는지 지켜봐 주시길.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혁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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