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산다]“다문화가정 모임 의지하며 사별의 아픔 달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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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산다]“다문화가정 모임 의지하며 사별의 아픔 달래요”
  • 이우사 기자
  • 승인 2022.01.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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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출신의 알라노 카멜라씨가 자신의 한국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2012년 한국인 남편과 국제결혼을 한 필리핀 출신의 알라노 카멜라(32)씨는 올해로 한국생활 10년차를 맞았다. 카멜라씨는 최근 남편과 사별하는 아픔을 겪은 이후 10살 아들과 울산에서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다.

카멜라씨는 남편의 직장이 있는 경남 사천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이듬해 아들이 태어났고, 8년 가량 사천에서 여느 가정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일상이 이어졌으나 어느 순간 불행이 찾아왔다. 평소 심장이 안 좋았던 남편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지난 2020년 시댁 가족들이 있는 울산으로 오게 됐다.

카멜라씨는 “남편이 지난해 10월부터 급격히 상태가 안 좋아져 3차례의 심장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지난달 숨을 거뒀다”며 “아직도 남편이 없다는 사실이 잘 믿겨지지 않는다. 남편을 보내고 혼자라는 것이 너무 힘들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울산에 온 이후로 카멜라씨는 줄곧 자동차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남편이 건강문제로 일을 못하게 되면서 자신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참 깨끗하고 여러모로 살기 좋은 나라라고 느꼈다. 특히 일을 하면 내가 노력한 만큼 벌 수 있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카멜라씨는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와중에 울주군 온산지역 다문화가정 모임인 다누리협의회 회원들에게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다누리협의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필리핀 다문화가정은 30여가구로, 그중에서 카멜라씨는 막내에 속한다.

카멜라씨는 “직장에서 일을 하거나 바쁘게 생활할 때는 괜찮은데 혼자 집에 있을 때면 부정적인 생각들이 자꾸 든다”며 “그래서 쉬는 날이면 다누리협의회의 봉사활동과 프로그램에 더욱 열심히 참여한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의지할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을 보내고 아들과 친정식구들이 있는 필리핀으로 가서 살까 생각도 했지만, 아들의 국적이 한국인 만큼 한국에서 계속 살기로 결정했다”며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생각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일하고 힘을 내서 잘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우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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