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의료공백에 놓인 울주 남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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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의료공백에 놓인 울주 남부권
  • 경상일보
  • 승인 2022.01.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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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재 울산영로타리클럽 회장 울주군 온산읍 덕신리

그동안 코로나19가 3차례의 대유행을 겪었으나 시민들의 자발적인 방역 참여와 의료인들의 헌신을 통해 울산은 코로나 확산에 비교적 잘 대응해 왔고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우리 의료체계에 있어서 아쉬운 면이 있다. 그것은 도심을 중심으로 코로나 중환자 병상이 부족하여 환자가 자택에서 며칠씩 대기를 하거나 다른 지방까지 가서 입원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도심외곽인 울주군의 경우 코로나19 치료여건 외에도 의료혜택 전반이 낙후돼 있다는 생각을 떨칠수 없다.

특히 울주의 남부권은 응급의료체계와 응급실 구축이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울산 전체 면적에 3분에 1에 달하는 울주군 그중에서도 남부권 서생, 온산, 온양, 웅촌, 청량의 8만 주민들은 의료적 혜택에서 방치되고 있다.

울주는 울산시 산하 군이지만 정작 다른 지역의 종합병원이 더 가까운 지역이다. 서생면의 경우 부산 동남권원자력의학원까지는 약 12㎞인데 울산대학교병원까지는 30㎞이다. 이 때문에 서생을 포함한 남부권에서 발생한 응급의료환자 2600명 중에서 200명이 양산과 부산 등 다른 지역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최근 5년간 온산공단의 사망자는 5명으로 평균 1년에 한명꼴로 목숨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공단 주변에 가까운 병원이라도 하나 있었다면 이러한 안타까운 목숨을 떠나보내지 않을 수 있었다.

또한 울주의 보건의료현황은 인구 1000명 기준 남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의 병상을 확보하고 있지만 의료인력수준은 북구와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사 수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병상의 수는 많은데 비해 턱 없이 부족한 의료인력의 수가 바로 울산면적의 70%지역을 가지고 있는 울주의 현실이다. 더 살펴 본다면 울주군은 울산 5개 구군중 주민사망률도 가장높지만 그 흔한 종합병원 조차 서울주에 위치한 서울산보람병원 한곳뿐이다.

광범위한 면적을 가진 울주군 지역에서 의료복지시설은 전반적으로 크게 열약한데 이 가운데 남부권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남부권은 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한 지역으로 매년 공단에서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2019년 남부권 유일의 종합병원이었던 남울산보람병원이 요양병원으로 전환되어 심각한 의료공백에 놓여있는데도 군과 시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울산시는 ‘규정상으로는 의료취약지가 없다’고 하지만 온산국가산업단지가 있는 남울주지역에 응급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은 명백한 의료복지 지역불균형 문제라 하지 않을수 없다. 울산지역 구군 종합병원 분포현황을 보면 남구가 5곳, 북구 4곳 중구 3곳이며, 울주군은 한곳에 불과하다. 울산시는 다른 어떠한 예산보다 남부권 의료시설 예산을 우선배정해야 한다. 울주군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서 제안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책무인 것이다.

최근 울주군이 2040 균형발전전략 정책 중 하나로 200병상 규모의 울주 군립병원 건립을 발표하였다. 발표된 정책이 예산 배정으로 이어지고 실제로 집행될지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울주 남부권 군민들은 너무나 오랫동안 의료공백에 노출돼 있어 단순한 정치적 슬로건이 아닌 실제 예산확보와 우선추진 사업으로 이어져야 한다. 군립병원 조속 추진은 물론 남울산보람병원과 협약 및 보조 지원금 제도를 마련하여 당장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한다. 이 뿐만 아니라 울산광역시 시내에 있는 의료원들과 협업하여 울주 남부권역 의료서비스를 확대할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정책이 확실히 시행되기 위해서는 울주 군민들이 힘을 합쳐 정당한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민들간의 네트워크 형성 및 소통의 장을 여는것과 동시에 주민들이 원하는 의료서비스 니즈 전략과 정책을 제안하며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군민의 눈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울산시와 울주군도 주민들에게 최고의 복지는 나 자신이 아플 때 편리하게 치료를 받을수 있는 의료서비스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주기 바란다.

김민재 울산영로타리클럽 회장 울주군 온산읍 덕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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