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산다]“음식 나눠주고 정 넘치는 이웃들 덕분에 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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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산다]“음식 나눠주고 정 넘치는 이웃들 덕분에 힘나요”
  • 정세홍
  • 승인 2022.02.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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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1년 한국에 일자리를 찾기 위해 울산을 찾은 중국 출신의 두은수씨는 올해로 한국생활 12년째를 맞았다. 한국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지난 2011년 한국에 일자리를 찾기 위해 울산을 찾은 중국 출신의 두은수(45)씨는 올해로 한국생활 12년째를 맞았다. 한국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두은수씨는 “지인의 권유로 한국에 일하러 왔다가 남편을 만나서 결혼했다. 결혼 후 전북에서 거주하다가 직장 때문에 울산에 정착했다. 울산에서 둘째와 셋째를 얻게 됐다”며 “시댁이 가깝고 큰 딸도 자주 만날 수 있어 너무 좋다. 새엄마지만 친 딸처럼 채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두씨가 남편과 결혼하면서 얻게 된 첫째 딸은 직접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친 딸과 다름없다.

두씨는 “울산에 살면서 다누리협의회를 알게 됐고 외국인친구도 많이 알게 돼 봉사활동도 할 수 있어서 좋다. 주변으로부터 도움도 많이 받았다”면서 “큰 딸이 대학교 다닐 때 가장 어려웠다. 등록금이 비싼건 아니지만 사실 지원할 형편이 되지 않았다. 각종 일자리는 있는 대로 다 했다. 큰 딸이 지난해 졸업하고 취업에도 성공했다. 저는 대학교를 못갔지만 제 자식만큼은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도 일을 하고 있지만 혼자 가족들을 먹여살리기가 벅찼다. 그래서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싶어서 이것저것 일을 하면서 정말 열심히 살았다. 큰 딸도 데려와 함께 살고 싶었지만 여유가 없어 시댁에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생각할 때마다 안쓰럽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두씨는 한국에서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외국인에 대한 차별도 많이 겪었다고 한다. 결국 지난 2020년 귀화했다.

두씨는 “한 회사 식당에서 일할 때가 있었는데, 출입구에서 경비가 외국인은 못들어가게 하거나 외국인등록증을 보여줘야 출입이 가능했다”며 “전체적으로 외국사람을 차별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귀화 후에 주민등록증이 나왔는데 그런 것들이 없어졌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사람들이 친절하게 잘해 주지만 그래도 아직 일부는 외국인을 무시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단적인 예로 동네 쓰레기봉투를 나눠줄 때 남편이 한국사람이라도 외국인에게는 안나눠준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두씨는 한국에 살면서 좋지 않은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이 더 많다고 했다.

그는 “다문화가정 상대로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무료로 치게 해줘서 2018년에 운전면허를 땄다. 행정기관이나 다누리협의회 등 외국인들을 상대로 프로그램과 지원을 많이 해준다. 정말 감사하다”며 “매월 고기도 나눠주고 동네를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아 정이 넘치는 것 같다. 앞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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