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산다]“가족들 한국이주 3년째…아직도 한국어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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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산다]“가족들 한국이주 3년째…아직도 한국어 어려워요”
  • 이우사 기자
  • 승인 2022.02.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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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출신의 얀 마루지(43)씨가 자신의 한국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필리핀 출신의 얀 마루지(43)씨 가족은 올해로 한국생활 3년차를 맞이했다. 마루지씨는 지난 2006년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 후 줄곧 필리핀에서 생활했으나, 지난 2020년 남편의 뜻에 따라 큰 딸만 필리핀에 남겨두고 한국으로 들어왔다.

마루지씨는 “남편은 필리핀에서 살면서도 줄곧 아이들의 국적이 한국인 만큼 한국에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오랜기간 생활하면서 남편 말고는 아무도 한국말을 못해 계속 망설이게 됐다”며 “두 딸도 익숙한 필리핀 땅을 떠나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이후 마루지씨의 남편은 가족들을 설득한 끝에 지난 2016년 먼저 한국에 들어와 집을 구하고, 가족들이 낯선 한국 땅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기간을 가졌다. 마루지씨의 남편은 아이들의 방학에 맞춰 가족들이 한국에 와 생활하면서 조금씩 한국생활에 익숙해지도록 시간을 들였다.

마루지씨는 “15살인 큰 딸의 경우 필리핀에서 공부도 잘하고, 갑자기 교육환경이 바뀌면 적응이 힘들 것 같아 남겨두고 나머지 가족들만 한국에 정착했다”며 “작은 딸도 처음에는 한국이 싫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한국생활에 적응했다. 지금은 나보다 한국말도 빨리 배우고 한국을 더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루지씨 또한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말이 통하지 않고 친구가 없어 힘들어했다. 특히 다문화센터를 다니며 꾸준히 한국어를 배우고 있지만, 아직도 한국어가 가장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남편은 회사로 출근하고, 아이는 등교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외로웠다”며 “하지만 울산 울주군에 외국인들이 많고, 필리핀 커뮤니티도 발달돼 있어 먼저 한국에 정착한 필리핀 친구들을 사귀면서 조금씩 한국생활에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난 이후로는 방학에도 필리핀에 있는 큰 딸과 만날 수 없게 되면서 영상통화로만 소식을 전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신종코로나가 종식돼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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