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제5의 울산 에너지 신산업으로]황금알 품은 ‘대기오염 유발자’, 울산이 오명 벗을 수 있는 최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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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제5의 울산 에너지 신산업으로]황금알 품은 ‘대기오염 유발자’, 울산이 오명 벗을 수 있는 최적지
  • 이춘봉
  • 승인 2022.05.16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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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가 지난해 서울 구로구에 문을 열고 본격 가동을 시작한 인터넷데이터센터 서버실 모습. 연합뉴스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3대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울산은 최근 10년 새 주력 산업의 부진으로 ‘국내 최고 부자도시’의 지위를 내려놓았다. 전문가들은 울산이 대한민국 산업과 경제의 중심지 역할을 놓치지 않으려면 주력 산업을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 산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창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행히 울산은 이미 수년 전부터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과 수소산업,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원전해체산업 등 4대 에너지 신산업을 추진 중이다. 일부 사업은 준비 단계에 접어들었고, 일부는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사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울산의 풍부한 가스 자원을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유치, 제5의 에너지 신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시스템과 통신 장비, 저장 장치 등이 설치된 시설로, 인터넷 검색과 온라인 쇼핑 등의 작업을 처리하는 핵심 공간이다. 자료의 수집 및 저장은 물론 가공과 분석 역할까지 담당한다.

데이터센터는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기업이 빠르고 편리하게 인터넷을 이용하려면 전용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대기업은 인터넷 데이터센터라 불리는 대규모 시설을 보유하기 시작했고, 중소기업은 자사의 장비 보관과 관리를 전문 시설을 갖춘 업체에 위탁하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언택트 문화의 확산 등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데이터센터의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가 설치된 장소와 네트워크를 24시간 관리하는 운영센터와, 전력 공급시설, 냉각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순간적으로 전원 공급이 중단될 경우 기능이 마비되는 만큼, 예비 전력 공급 장치와 예비 데이터 통신 장비를 갖춰야 한다. 또 서버 장비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해 이를 일정 기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설비가 필수다. 컴퓨터 장비에서 열기가 배출되기 때문에 서버를 정상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냉방장치를 갖춰 적정 온도인 16~24℃를, 적정 습도인 40~55%를 유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전력이 소모돼 데이터센터산업은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기도 한다.

미국 기술기업의 유럽 허브인 아일랜드에서는 2028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국가 전체 전력 생산량의 30%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네이버가 세종시에 짓는 제2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조감도.  네이버제공
▲ 네이버가 세종시에 짓는 제2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조감도. 네이버제공

◇데이터센터의 산업적 효과

세종시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을 유치한 뒤 대전세종연구원을 통해 산업적 파급 효과를 연구했다.

우선 세종시에 조성되는 네이버 데이터센터의 총 사업비는 6500억원에 달했다. 생산유발효과는 전국 기준 1조3754억원, 세종시 기준 7076억원이었다. 부가가치유발효과는 전국 기준 5025억원, 세종시 기준 2536억원, 취업유발효과는 전국 6571명, 세종시 3064명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 유치 자체가 지역에 적지 않은 효과를 안겨주는 것이다.

데이터센터의 기능적 특성을 고려할 경우 정보기술 서비스산업의 클러스터로 발전하는 초석을 마련할 수 있고, 지역 경제와의 연계를 통한 파급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의 수집·저장 기능은 지역 기업 중 데이터 스토리지 중심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필요한 기업들의 수요 대응을 통해 연계할 수 있다. 미래 신산업과 연관된 스마트 혁신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양한 실증 및 상용화의 추진 여건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가공·분석 기능을 고려하면, 데이터센터에서 제공 가능한 분석 중심의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지역 기업에 필요한 데이터를 가공·분석하는 방식으로 연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품 생산이 주력인 기업들은 생산 공정 효율성 향상을 위해, 서비스 제공이 주력인 기업들은 서비스 수요자에 최적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분석 결과를 활용할 수 있다.

 

◇친환경 전환에 속도

데이터센터는 24시간 가동되는 특성상 전력 소모량이 막대한데 화력 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공해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구글은 알파고에 사용된 최적화 기술을 자사 전력 운용에 적용해 냉각 비용의 40%를 절감했다. 현재 필요한 전력은 모두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해상풍력 발전소와 결합해 추가 전력 없이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데이테센터를 운영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자동차 엔진의 과열을 막기 위해 냉각수를 활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네이버는 춘천에 설립한 데이터센터 각의 냉각을 위해 산에서 불어오는 자연풍을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센터를 설계했다. 세종 데이터센터 역시 자연풍을 이용한 냉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가스 냉열도 이용 가능

울산은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라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지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울산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할 경우 오일가스 허브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활용해 냉방장치를 관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LNG 탱크에 저장된 -162℃의 LNG는 상온의 바닷물과 열교환돼 도시가스로 재생산되는 과정에서 많은 냉열 에너지를 생산한다. 대부분의 냉방용 에너지는 화석연료를 태워서 확보하지만, 울산의 경우 LNG의 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이용하면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막을 수 있다.

SK가스는 LNG터미널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활용한 액화수소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현재 바다에 버리고 있는 LNG 냉열 에너지를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면 저온 에너지의 효율적 관리와 자원 절약이라는 국가의 에너지 정책 목표를 함께 달성할 수 있다.

SK가스 관계자는 “영하 162℃ 초저온 액체 상태에서 가스를 운송한 뒤 사용 시 온도를 상승시켜 기체로 변환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상업적으로 활용 중”이라며 “데이터센터의 서버실 온도를 냉열로 관리하는 부분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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