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가 21일 2차 발사에서 목표한 고도 700㎞에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이날 누리호는 오후 4시께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오후 4시 2분께부터 단분리에 착수, 성공한 뒤 오후 4시13분께 3단 엔진이 정지되며 목표궤도인 700㎞에 도달했다. 이어 오후 4시14분께 성능검증위성, 4시16분께 위성 모사체를 각각 분리했다. 누리호 위성 모사체와 성능검증 위성은 지표면에서 700㎞ 안팎의 고도에서 초속 7.5㎞ 안팎의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항우연 위성관제실은 남극 세종기지와 누리호 위성 교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은 이로써 세계 7번째로 1t 이상의 실용적 인공위성을 우주 발사체에 실어 자체 기술로 쏘아올린 우주 강국 반열에 올랐다.
누리호는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개발된 최초의 우주 발사체다.
위성을 쏘아올린 75t급·7t급 액체 연료 엔진을 비롯해 발사체에 탑재된 위성을 보호하는 덮개인 페어링까지 모두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이번 성공을 계기로 항우연이 2027년까지 총 6874억원을 들여 추진 중인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대한민국 과학기술사뿐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의 기념비적인 순간에 섰다”며 누리호 발사 성공을 공식 확인했다. 이 장관은 “1993년 6월 최초의 과학로켓이 발사된지 30년 만이다”라며 “우리 땅에서 우리 손으로 우리가 만든 발사체를 쏘아올린 7번째 나라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이 언급한 한국 최초의 과학로켓은 관측로켓 KSR-I(Korean Sounding Rocket-I)이다.
‘항공우주청’ 설립 추진에 대해서는 “과기정통부를 중심으로 항공우주청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어디에 둘 것인지는 이야기하지 어렵지만 정부조직 개편을 논의할 때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계와 경제계를 비롯해 시민들도 누리호의 발사 성공을 축하하면서 향후 민관 협력을 통해 한국이 우주 강국으로 도약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제 남은 과제는 위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또 교신이 계속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성능검증위성은 이후 내장된 자동 운영 프로그램에 의해 가동을 시작했으며, 현재 사출의 여파로 궤도 상에서 텀블링(인공위성이 제대로 자세를 잡기 전에 회전하는 것)을 하면서 지구 주변 궤도를 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성능검증위성과 지상국의 최초 교신은 발사 후 40여분 후에 이미 확인됐다. 이는 남극 세종기지에서 위성이 보내오는 데이터를 받아 분석한 것이다.
한편, 본격적인 정상 통신이 이뤄지는 시점은 발사 후 약 11시간만인 22일 오전이다. 이때 메인 지상국인 항우연 대전 지상국의 안테나를 통해 위성과 지속적인 교신을 하며 보다 구체적인 위성 상태를 파악한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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