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년 만의 귀환 '울산읍성']중구 도시재생, 읍성 중심 전환…문화재-일상 공존에 가치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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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년 만의 귀환 '울산읍성']중구 도시재생, 읍성 중심 전환…문화재-일상 공존에 가치 둬야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0.02.12 2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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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산읍성과 도시재생, 올바른 방향은
▲ 현장에서 수습된 조선시대 도자기 파편들.

2019년 11월 울산시 중구 성남동 166-4, 166-7번지 일원. ‘울산읍성’ 이 홀연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지역사와 역사유물에 관심많은 연구자는 물론 울산 중구 원도심 주민들 모두가 깜짝 놀랐다. 말로만 듣고, 책으로만 확인돼 온 울산읍성이 실제 육안으로 확인되기까지 무려 422년의 세월이 걸렸다.

불과 2~3m 땅 밑에서 수백년 세월을 버텨 낸 울산읍성. 하지만 발굴조사 3개월 만인 이달 초 또다시 흙 속에 파묻혔다. 첫째는 수시로 찾아오는 시민들과 방문객들로부터 안전하게 유구를 지켜내기 위함이요, 둘째는 제대로 된 보존방안을 수립하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 지난해 연말 울산읍성 유구 현장 모습(드론촬영).

지난 달에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 현장을 다녀갔다. 조선 전기~중기 100여년 간 짧은 시기 존재한 ‘울산읍성’이 도심 한가운데서 발견됐으니, 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사후 관리 방향도 점검하는 자리였다.

이날 위원들은 전문가 검토회의를 가진 뒤 울산읍성이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문화재 지정을 통해 중·단기, 혹은 세부적인 보존방안이 뒤따라야 한다고 권고한 것이다. 실제로 전국에는 국가 및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읍성’이 43곳이나 된다.

▲ 2020년 2월 현재 복토된 상황. 울산읍성 유구 현장.

하지만 문화재 지정이 되려면 현재 드러난 유구만으로는 살짝 부족하다. 전체 1.7㎞ 길이에 달하는 울산읍성 중 겨우 10여m 규모만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드러난 울산읍성을 중심으로 상하좌우 주변을 넓혀가며 추가 발굴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이후 전체적인 울산읍성 위치도가 그려지고, 울산읍성만의 특성이 부각되는 조사연구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주거지와 상업지구가 혼재되고 밀집한 원도심이라는 환경이 발목을 잡게된다. 이에 위원들은 울산시 중구가 유구가 발견된 그 자리에 만들려던 골목길 소공원 조성사업을 그대로 추진하되 읍성 유구의 원형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계획서를 다시 세우라고 주문했다. 사업계획은 향후 문화재위원회에서 사전심의를 한번 더 거치게 된다.

▲ 지난달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왼쪽 세번째) 등이 울산읍성 현장을 방문했다.

울산발전연구원 문화재센터 김광옥 팀장은 “울산읍성 유구는 발굴된 그모습 그대로 현장(현지)보존해야 한다. 그래서 현재는 파냈던 흙을 다시 메우고 차양까지 덮었다. 추가조사하는 부분은 좀더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다. 이번 문화재청 현장실사로 달라진 점은 울산읍성 위치 추정연구에 획기적인 전환을 맞았다는 점이다. 전국의 매장문화재는 대부분 문화재청 GIS(지리정보시스템)를 기반으로 학술용역이나 조사연구가 진행되는데, 울산읍성 유구가 확인된만큼, 울산읍성 관련 GIS의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 중구청 일자리창출실 김경주 도시재생시설계장은 “울산읍성 발굴작업현장을 그냥 둘 수 없어 일단 매몰보존하고 있다. 문화재청 심의를 거쳐야 하지만 원래 추진하려던 ‘울산읍성 이야기로 쉼터공간’(소공원) 조성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될 것 같다.

▲ 지난달 문화재청 매장문화재분과위원들의 현장전문가회의.

다만 시설이나 구조물은 최소화 한다. 울산읍성에 대한 정보를 안내하고, 발굴과정에서 드러난 유구와 향후 보존계획 등을 안내하는 게시판도 세운다. 배수 문제, 잔디밭 조성, 벤치 등 울산읍성을 최대한 부각하는 쉼터로 만들고자 한다. 관련 설계는 4월 즈음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울산읍성의 가치와 유구발굴 현장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현재의 조성 면적을 주변으로 좀더 확장시켜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도 나왔다.

신재억(울산대 교수) 울산광역시문화재위원회 제1분과장(매장문화재)은 “소공원 조성부지는 사면이 건물로 둘러쌓여있다. 너무 폐쇄적이다. 골목을 지나가거나 일부러 찾아가야만 볼 수 있다. 그 자리에 울산읍성 유구가 묻혀있고 이를 기념하는 소공원이 조성돼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기 힘든다. 남쪽 방향 건물 한 동을 공공기관에서 더 매입한다면, 큰 길(학성로)에서 바로 소공원으로 진입하는 개방형 소공원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또 문화재 지정으로 재산권 행사에 불이익을 당할까봐 조심스러워하는 원도심 주민들의 인식 전환에 공공기관이 좀더 적극성을 띠어야 한다고도 했다.

신 교수는 “문화재 지정이 건축개발행위를 못하게 한다는 건 옛말이다. 요즘은 문화재와 일상의 공존에 더 가치를 두는 시대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좀더 전향적인 자세로 소중한 우리 문화재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글=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사진= 울산발전연구원 문화재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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