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평범한 내 사진을 작품으로 만들어준 전시회”
상태바
[이런생각]“평범한 내 사진을 작품으로 만들어준 전시회”
  • 경상일보
  • 승인 2023.11.30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지영 울산젊은사진가회 대표

지난 11월17일부터 열흘간 울산젊은사진가협회의 사진전이 있었다. 울산젊은사진가협회는 필자가 대표로 있는 전문예술단체로 사진을 매체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개인 포트폴리오 작업이나 다른 매체와의 협업을 위주로 선보였는데 올해는 ‘모두가 향유하는 예술’이라는 목표로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작업을 기획했다.

사진은 강한 시간성과 장소성을 내포하는 만큼 그 시간, 그 장소에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가장 직관적인 매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진의 본질적 특성에 집중해 보고자 ‘oneday shooting+oneday trip’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울산의 하루-사적 기억의 재구성’이라는 주제 아래 울산의 젊은 사진가들과 타 지역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시각 예술인, 일반 시민들까지 2023년 10월15일의 울산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이었다. 울산젊은사진가협회 회원들이 멘토가 되고 타 지역 작가들이 멘티가 되어 팀을 이루고 하루 동안 울산을 함께 여행하며 사진 촬영을 진행, 그 결과물을 전시회로 선보였다. 더불어 프로젝트 당일 일반 시민들 역시 SNS를 활용해 사진을 공유하도록 했다. 이 결과물은 전시회에 함께 전시되고 작은 액자로 만들어 참여한 시민들에게 전달되었다. 이러한 활동의 지향점은 일반 관객들이 능동적 참여자가 되는 예술 향유 가치를 촉발시키는 것으로 이번 전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그날 참여했던 작가들은 간월재, 대왕암공원, 태화강국가정원, 간절곶과 같은 대표적인 관광지에서부터 강동해변, 주전해변, 장생포와 같은 울산을 둘러싼 바다, 일상의 거리와 상업 공간, 재개발지구까지 그날의 울산을 담았다. 일반 시민들 역시 자신의 공간에서 일상을 사진으로 남기고 공유해 주었다. 무작위로 선택된 2023년 10월15일, 별것 없던 울산의 하루는 의미있는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그 과정은 평범한 하루의 일상이 ‘기록’이라는 활동을 통해 특별한 예술 가치로 발현되는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평범한 내 사진을 작품으로 만들어서 저를 작가로 만들어준 전시회, 고맙습니다”라는 참여 시민들의 소감은 이번 활동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울산문화관광재단의 ‘문화도시 울산 조성 창작 콘텐츠 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졌으므로 공공미술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예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문화예술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원은 자연스레 공공미술 영역의 확대로 이어진다. 다만 지원을 받은 만큼 예술가들의 책임과 의무도 따른다. 그 혜택을 우리끼리만 누릴 것이 아니라 모두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 내야 하고, 울산의 예술인이라면 울산에서만 구현 가능한 콘텐츠 역시 만들어 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많은 예술인들은 ‘모두가 향유하는 예술’을 위한 작은 걸음을 시작했다.

김지영 울산젊은사진가회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울산 앞바다 ‘가자미·아귀’ 다 어디갔나
  • 축제 줄잇는 울산…가정의 달 5월 가족단위 체험행사 다채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