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만기본계획의 수립과 수정은 단순한 정책적 의사결정이나 개발 수요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자연여건과 현지여건을 충분히 고려해 입지의 타당성을 확보하고, 국토종합개발계획과 같은 상위계획과 지자체의 도시기본계획, 신항만건설기본계획 등 관련된 계획과의 연계성 및 적정성이 종합적으로 검토된다. 또한, 기존시설의 처리능력과 장래 물동량 수요 및 예측결과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해 항만시설의 신설, 활용, 기능변경 등 개발유형에 대한 여러 대안을 마련해 난개발 가능성을 최대한 줄여나가는 일도 필요하다.
대규모 투자와 함께 장기간 건설되는 항만 SOC사업의 특성상 정책의 방향성과 지속성 확보도 중요하지만,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항만운영 및 개발사업의 경쟁우위와 함께 사업성을 확보해나가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잘 세워진 계획이라 하더라도 계획을 고치고 생각을 바꾼다는 혁도역려(革圖易慮)가 필요해진 시기인 것이다.
1995년 4월, 제1차 항만기본계획(1992~2001)을 수립할 당시 울산항은 본항과 온산항 중심의 산업지원항만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28년이 지난 현재의 울산항은 ‘고부가가치형 에너지 물류허브 항만’으로 개발방향이 바뀌었고, 항계확장과 함께 북신항과 남신항 일원에 울산항만공사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 물류허브 인프라 조성 등으로 외적인 규모 역시 크게 확장되고 있다.
또한, 지난 11월에는 친환경 에너지산업 체계 변화에 대응하고 배후산업의 탄소중립 및 RE100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50 울산항 중장기 비전 및 개발방향을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물류허브’로 정립하기도 했다. 이는 ‘탄소중립’과 같은 급변하는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공사의 사업계획에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4월부터 2020년 12월 고시된 제4차 항만기본계획(2021~2030)의 수정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민국 산업의 중심인 울산항의 미래가 이 기본계획에 담기다 보니 수정계획 반영 여부에 울산항만공사 뿐만 아니라 울산항의 유관기관들과 많은 수출입 기업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이에 울산항만공사는 울산항의 새로운 개발방향을 항만기본계획에 구체화하기 위해 항만기본계획 재검토 용역을 지난 4월부터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2월 제4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 반영 요청할 계획이다.
수정 요청할 주요 사항은 첫번째로 선박대형화에 맞춘 접안능력 상향 조정이며, 두번째는 남신항 1단계의 액체화학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잡화’에서 ‘액체화학’으로 부두의 기능을 조정하는 것이다. 세번째는 에너지허브 2단계 사업을 ‘오일’에서 ‘친환경 에너지사업’으로 전환하고, 취급품목 확대와 함께 부두의 평면배치를 조정하는 것이다. 끝으로 남신항 2단계 2개 선석을 ‘해상풍력 지원항만’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울산항만공사가 수정 요청 할 사항들이 모두 항만기본계획에 반영된다 하더라도 대내외 여건에 따라 사업 진행이 다소 더뎌질 수도 있다. 하지만 끊임없이 사업 진행상황을 파악하고 울산항의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해 구체적으로 실행해 나간다면 울산항의 10년 뒤 미래는 현재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장해 있을 것이다.
울산항만공사는 제4차 항만기본계획에 울산항의 미래가 될 세부 사업계획들이 최종 반영될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할 것이다. 또한 이해관계자들과 끊임없는 소통과 협력을 통해 울산항이 친환경 에너지 물류 중심항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울산항만공사 임직원들의 노력을 다짐해 본다.
김재균 울산항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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