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건강보험공단의 특별사법경찰 권한이 필요하다
상태바
[발언대]건강보험공단의 특별사법경찰 권한이 필요하다
  • 경상일보
  • 승인 2023.12.12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정희 울산 북구의회 의장

얼마 전 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 울산중부지사로부터 일일 명예 지사장으로 위촉돼 공단의 현안에 관해 설명 들었다.

현안 내용 중 사무장병원 등 불법 개설 기관으로 인해 건강보험의 재정이 크게 흔들리고 있으며, 조사 기간 단축을 위해 공단에 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 권한이 부여돼야 한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무장병원이란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할 수 없는 비의료인 또는 비약사가 의사나 약사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하는 기관을 말한다.

건강보험 제도는 국민의 건강과 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해 존재하고, 튼튼한 건강보험 재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질 낮은 의료 서비스와 각종 위험 행위를 벌이는 사무장병원 등으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은 물론 국민의 생명과 건강권을 크게 위협받고 있다. 정부와 공단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불법 개설 기관으로 인한 피해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울산의 경우에도 최근 13년간 ‘사무장병원’이라 불리는 불법 개설 기관이 22곳 적발돼, 환수 결정 금액만 954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불법 개설 기관으로 인한 피해액은 전국적으로 최근 10년간 약 3조4300억원에 이르고 있지만, 환수율은 올해 7월 기준 6.7%에 불과하다. 이처럼 피해액이 불어나는데도 환수율이 낮은 이유는 현행 단속 체계의 문제 때문이라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공단의 행정조사만으로는 자금 흐름의 추적에 한계가 있고, 경찰의 경우 보건의료 전문 수사 인력이 부족한 데다 강력 사건 등 사회적 이슈 사건을 우선 수사하면서 수사가 장기화하는(평균 11.8개월, 최장 4년 5개월) 등 현행 단속 체계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불법 개설 기관 설립으로 분류되어 검찰 송치나 법원 기소 등의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폐업과 함께 재산을 처분해 버리면 압류할 자산이 없어 징수가 어렵다고 한다.

단속 체계 개선 방안으로 공단에서는 특사경 부여 도입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으나 아직 입법화되지 못하고 있다. 공단에 특사경 제도가 도입될 경우 수사 기간은 약 3개월로 줄일 수 있고 2000억원에 이르는 재정 절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공단에 특사경 권한 부여가 꼭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공단은 불법 개설 기관을 조사해 오는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 및 사무장병원 조사에 특화된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적인 조직망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불법 개설 의심 기관 감지 시스템(BMS)’ 구축으로 수사에 필요한 정보 파악 및 활용이 쉽다.

특사경 권한 도입이 법제화되면 사무장병원이 퇴출되어 우리 지역 주민들의 건강권을 보호할 수 있다. 또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적 운영 및 건강보험제도가 지속 가능하게 될 것이다.

현재 공단 임직원에게 사무장 병원과 약국 불법 개설 범죄에 한해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몇 년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불법 개설 기관에 의한 폐해의 피해자는 국민 모두이다. 국민의 건강권과 보험 재정을 갉아먹고, 위협하는 사무장 병원과 면허대여 약국 등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일반 국민과 유관 기관 모두가 그 폐해에 대해 정확하게 공감하고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적발하기 위해 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대안이다.

이에 조속히 공단에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 통과되어 우리 북구 주민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

김정희 울산 북구의회 의장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도시철도 1호선, 정차역 총 15개 조성
  • ‘녹슬고 벗겨진’ 대왕암 출렁다리 이용객 가슴 철렁
  • 울산 동구 주민도 잘 모르는 이 비경…울산시민 모두가 즐기게 만든다
  • [창간35주년/울산, 또 한번 대한민국 산업부흥 이끈다]3년뒤 가동 年900억 생산효과…울산 미래먹거리 책임질 열쇠
  • 제2의 여수 밤바다 노렸는데…‘장생포차’ 흐지부지
  • [울산 핫플‘여기 어때’](5)태화강 국가정원 - 6천만송이 꽃·테마정원 갖춘 힐링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