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포차량에 마약까지, 외국인 특화수사가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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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포차량에 마약까지, 외국인 특화수사가 필요한 시점
  • 경상일보
  • 승인 2023.12.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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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차량 번호판을 위조하고 마약을 투약한 태국인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울산경찰청은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자동차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30대 A씨 등 태국인 26명을 붙잡아 이 중 4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위조 번호판을 부착한 대포 차량을 운행하고, 마약류를 여러 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범행은 지난 8월 울산에서 대포차를 운전하다가 신호를 위반한 사실이 무인 교통단속에 걸리면서 드러나게 됐다.

이번에 외국인들이 대거 붙잡힌 것은 울산 시민들에게 또 한번의 충격이다. 마약이 울산지역 일상 속으로 깊숙이 침투했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외국인들이 대포차를 운전하면서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한 불법체류자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들은 이번 조사에서 경남지역 한 공단에서 일하는 불법체류 근로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 등을 추적한 결과 이들은 말소·도난 번호판을 붙인 대포차를 운행하면서 태국산 마약류인 ‘야바’를 상습적으로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경찰청은 야바의 국내 밀반입 경로와 이를 공급한 상선뿐 아니라 불법 번호판과 대포차량 유통 경로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한다.

울산지역 마약사범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울산에서 검거된 마약사범은 지난 한해 검거 건수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8월까지 울산에서 검거된 마약사범은 321명으로, 이 중 143명이 구속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검거 건수인 220명(구속 59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단순 계산으로도 한달에 40여명이 검거된 것이다.

이에 앞서 울산에서는 지난 8월 텔레그램으로 마약을 판매한 일당을 붙잡은 사건이 있었다. 판매 총책은 판매망 구축 후 수사망을 피하고자 가상화폐를 활용해 자금세탁을 했고, 특정 장소에 마약을 놓고 오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이용했다. 음지에서 벌어지던 마약 거래가 이제는 도심 한복판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울산과 경남 일대로 마약이 계속 확산한다면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를지도 모른다.

최근 전국적으로 마약범죄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비해 마약범죄 담당 경찰관 숫자는 이를 못 따라가고 있다고 한다. 외국인 등에 대한 특화된 마약수사 기법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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