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빈집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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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 빈집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 잇따라
  • 강민형 기자
  • 승인 2024.07.0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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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장 내부 풀이 자라기 전 반복된 무단투기로 쓰레기가 쌓여있는 모습.
▲ 2일 울산 중구 장승 1길에 위치한 한 주택 담장 안으로 쌓인 쓰레기 더미가 틈새로 보인다. 빈집 담장 주변으로는 일반 쓰레기, 폐기물 등이 버려져 있다.
주택가 빈집 등 사유지에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하는 일이 잇따르면서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는 사유지 쓰레기에 대한 직접적인 처리 권한이 없고, 빈집 유지·관리에 대한 기준도 없어 별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울산 중구 장승 1길 일원 한 주택. 1.5m 높이의 담장 안으로 가득 쌓인 쓰레기 더미가 눈에 들어왔다. 여러 개의 검은 비닐봉지부터 일반 폐기물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벌어진 담장 틈으로도 페트병 등 쓰레기가 빼곡하게 차 있었다.

쓰레기 더미로 인근에는 악취가 풍겼다. 담벼락에는 ‘집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라는 종이가 붙어있었다.

주민들은 쓰레기 무단 투기가 여러 날에 걸쳐 계속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주택이 여러 해 빈 상태로 사실상 방치되면서 주민들이 빈집 안으로 쓰레기를 버린 탓이다. 각 주택들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어 쓰레기가 버려진 이웃집은 악취와 벌레 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

주민들은 중구청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중구는 사유지에 버려진 쓰레기에 대한 처분 권한이 없어 여전히 쓰레기가 쌓여가는 실정이다.

민원을 접수한 중구는 지난 5월 초 토지주에게 쓰레기를 치우라는 청결 이행 명령을 내렸다. 명령을 한 달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 30만원을 내야 한다. 이후 한 달마다 2차 70만원, 3차 100만원의 과태료가 누적된다. 하지만 토지주는 본인이 버린 쓰레기가 아니라 못 치운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방치는 장기화되고 있다.

남외동 곽남16길 일원의 한 빈집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처럼 빈집이 관리되지 않으면서 쓰레기 무단 투기 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는 관리되지 않는 빈집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중구의 빈집은 지난 2020년 실태조사에서 345채였던 반면 지난해 말 550여채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중구가 빈집 정비 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1년에 최대 두 채를 지원하는 게 전부라는 점이다. 또 소유주의 신청을 받아야 정비할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해 관리에 나서더라도 대부분 철거 후 주차장이나 주민 쉼터로만 활용하고 있어 구체적인 빈집 유지·관리 기준과 추가 활용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중구는 오는 10~11월 마무리되는 2024 빈집 실태 조사에 따라 빈집 정비 계획을 세워 활용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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