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가 치열한 선두권 싸움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순식간에 사령탑 공백 사태에 직면하게 된 울산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8일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성명을 내고 대한축구협회를 비판했다.
이들은 “대한축구협회는 처용전사와 한국 축구 팬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해결 방법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표류하다가 결국 다시 ‘K리그 감독 돌려 막기’라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협회의 결정은 처용전사와 한국 축구 팬들의 염원을 무시한 선택”이라며 “우리는 축구 팬들에게 다시 큰 상처를 입힌 이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처용전사는 “협회의 이 같은 비극적 선택의 결말은 실패임이 자명한 사실”이라며 “역설적 결과를 거둔다 해도 그건 협회의 공이 아닌 울산 HD를 포함한 K리그 팬들의 일방적 희생의 대가”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다가오는 홈 경기에서 대한축구협회를 비판하는 걸개 등을 내걸고 항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비판의 화살은 홍 감독도 피해 가지 못하는 분위기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대표팀 감독을 할 일은 없다. 울산 팬들은 걱정 안 하셔도 좋다”고 말한 홍 감독에 대한 실망감이 표출되고 있다.
울산 팬들을 비롯한 축구 팬들은 홍 감독을 향해 ‘거짓말쟁이다’ ‘배신 당한 기분’ 등 제목의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현재 울산 선수단 내부는 홍 감독을 믿고 팀에 남은 선수, 이적해 온 선수들을 중심으로 매우 어수선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천 상무, 포항 스틸러스 등과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울산은 리그 3연패와 내년 클럽 월드컵 참가를 대비해 전력 보강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사령탑 교체로 뒤숭숭한 분위기부터 수습해야 할 판이다. 당장 오는 10일 광주 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홈 경기 승리도 장담할 수 없다.
협회의 발표 외에도 홍 감독이 직접 나서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울산 팬은 “홍명보 감독이 직접 대표팀에 갈 일이 없다고 말해 울산 팬들은 안심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이게 뭐냐. 실망과 함께 배신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는 홍 감독이 차기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됐다고 발표했다.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홍 감독은 2020년 12월부터 이끌어온 울산을 떠난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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