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북구 송정초등학교 농구부에 소속된 조진모는 164㎝, 57㎏의 신체 조건을 가졌다. 조군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농구공을 잡았다.
조군은 “초등학교에 갓 입학했던 시기에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의 경기를 본 뒤 농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며 “곧바로 농구를 하고 싶다고 부모님에게 말했고, 부모님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줬다”고 코트에 발을 들이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탓에 조군은 2년이지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농구를 시작할 수 있었다.
당초 조진모의 포지션은 포워드에 가까웠다. 주로 골밑에서 리바운드와 득점 등을 담당했다.
이런 조군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무릎 부상이었다. 조군은 경남 지역에서 물리 치료를, 서울에서 재활 치료를 받아야했다.
신현기 송정초 농구부 코치는 조군이 부상 이후 더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신 코치는 조군의 남다른 승부욕에 관한 일화를 소개했다.
신 코치는 “진모의 경우 승부욕과 근성이 정말 넘친다. 예를 들어 시합에 나가서 상대 선수에게 맞으면 똑같이 갚아준다.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을 가졌다”고 밝혔다.
조군은 신 코치의 권유로 포지션을 포워드에서 가드로 변경했다. 자신의 성격과 기량 등을 파악한 신 코치의 결정을 믿은 것이다. 신 코치는 포지션 변경과 함께 조군에게 팀의 주장까지 맡겼다.
이는 신의 한수가 됐다. 조군은 지난 5월 전남 일원에서 열린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송정초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특히 조군은 결승전에서 서울 삼광초등학교를 상대로 10득점, 5어시스트, 3가로채기 등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조군은 “첫 선발로 출전한 전국소년체전이었고, 분위기에 압도되는 느낌도 들었다”면서도 “하지만 부담 없이 즐기자는 마음을 먹었고, 우승까지 차지해 너무 기뻤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조군의 맹활약에 힘입어 송정초는 전국소년체전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결승전 MVP는 조군이 아닌 득점을 더 많이 올린 동료에게 돌아갔다.
이를 지켜봤던 신 코치는 “(조)진모가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자존심이 굉장히 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속으로 삭히더라. 그런 모습이 더 대견했다”고 칭찬했다.
가드 출신이 아님에도 조군은 패스 실력이 남다르다. 동료를 활용하는 플레이에도 능하다.
조군은 “저는 2대1 플레이에 자신이 있다. 슛보다는 패스가 좋다. 그런데 요즘은 코치님께서 슛 찬스가 오면 자신있게 쏘라고 하신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제가 가드 치고는 속도가 느리다. 그게 단점이다. 이를 보완하고 싶어서 요즘에는 러닝 훈련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조군은 프로농구 창원 LG의 양준석을 롤모델로 꼽았다. 그는 “가드를 보는 양준석 선수는 180㎝로 키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센스가 좋다. 그런 점을 나도 배우고 싶어서 평소 영상도 자주 찾아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조진모는 “한국 농구계에서 최고로 유명한 선수가 되고 싶다.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자리에도 출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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