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투입한 테마공원이 찾는 이가 거의 없는 가운데, 울주군이 방문객을 유인할 방안 마련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5일 찾은 울산 울주군 상북면 ‘불고기팜 농어촌테마공원’. 테마공원 안에 위치한 못안저수지에는 연꽃이 가득 심어져 있다.
그러나 개화 시기인 7~8월인데도 잎만 무성한 채 연꽃은커녕 꽃봉오리마저 보이지 않았다. 같은 남구 선암호수공원에 연꽃이 만개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저수지 바로 옆에서 카페를 5년째 열고 있는데 한 번도 연꽃을 못 봤다”며 “연꽃단지가 조성돼 있는데도 연꽃이 안피다보니, 궁금해서 오는 사람들도 발길을 끊고 남구나 경주까지 넘어간다”고 말했다.
저수지에서 산책을 하던 이모(70)씨 역시 “공원을 잘 조성해두고 연꽃이 안 피고 있으니 마을주민으로서 답답하다”며 “매번 군청에 전화해 물어봐도 곧 환경 정비를 하겠다는 답변만 하고 그대로다”고 토로했다.
불고기팜 농어촌테마공원은 군이 지난 2018년 사업비 약 96억원을 들여 개관했다. 못안저수지를 활용해 한국농어촌공사와 협약을 맺고 공원 조성에 나서, 현재는 저수지와 테마단지 모두 군에서 관리하고 있다.
당시 못안저수지를 활용해 수련과 노랑어리연 등 관상용 연꽃도 심어 볼거리를 조성했다. 그러나 조성 후 단 한 번도 연꽃이 피지 않으면서 지역민과 방문객들의 아쉬운 목소리도 이어지고 발길도 점차 줄고 있다.
특히 매년 약 2억~3억원을 들여 운영 중인 불고기팜 농어촌테마공원는 위치와 볼거리 부족 문제로 방문객이 적은 상황인데, 볼거리 확충 요구에도 연꽃 방치가 계속되며 주민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군은 현재 아직 연꽃이 피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얼마 전 현장을 찾고 지역 주민들을 만나 연꽃단지를 조사하고 있다”며 “낮은 수심에서 자라는 연꽃의 특성 때문에 깊은 못안저수지에서 꽃이 피지 않는지, 아니면 꽃이 안 피는 종인지 등 다양한 가설이 나왔지만 아직 뚜렷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성 당시 어떤 연꽃을 심었는지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우선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며 “명확한 원인을 확인한 뒤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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