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4시께 울산 차량등록사업소. 실내로 입장했음에도 별달리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민원 창구 앞에는 몇 대의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지만 면적에 비하면 초라한 숫자다. 이따금 기다림에 지친 민원인들이 “더운데 언제 되나”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오후 4시40분께 실내에 비치된 온도계는 28℃를 가리키고 있다.
차량등록사업소에 따르면, 오전에는 실내 온도를 26℃로 유지하지만, 오후 2~4시가 되면 27~29℃에 이른다. 실제 전날 오후 4시께 수은 온도계는 29℃, 디지털 온도계는 27.3℃를 나타냈다.
사업소는 중앙집중식 냉난방을 운영하고 있다.
15년 전 일괄 설치한 데다 1년 중 절반이 넘는 시간을 사용하다 보니 수시로 고장이 나고 있다.
지난해에도 같은 증상으로 수리했고, 올해 역시 600만원을 들여 수리를 했지만, 설비 노후화로 인해 수리가 힘든 상황이다.
특히 여름철 에어컨 과열로 인한 수리 요청 폭주로 대기 순번까지 많이 밀린 상황이다. 아직 수리 기사가 오지 않아 6개의 실외기 중 일부가 고장난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이러는 사이 민원인들은 찜통더위에 노출되고 있다. 참다 못한 민원인들은 울산시와 사업소에 에어컨을 가동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차량등록사업소 관계자는 “재산 거래가 이뤄지기에 정확한 서류 검토가 필요한데 계속되는 고온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등 업무에 지장이 있다”며 “평소 민원이 많이 발생하지만, 너무 덥다 보니 민원인들도 힘들어 민원을 제기하지 않는 웃지 못할 일도 있는 것 같다. 그나마 현대자동차 휴가 기간이라 신차 등록 민원인이 많이 없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어 “에어컨이 설치된지 오래됐기에 교체가 필요하지만 많은 예산이 소요되기에 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업통산자원부의 ‘2024 여름철 청사 에너지 이용 합리화 추진 방안’에 따르면 냉방설비를 가동할 경우 관공서 실내 온도는 평균 26℃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다만 민원인이 방문하는 구역의 경우 민원인의 편의를 위해 이러한 제한 없이 냉방을 할 수 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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