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2050년, 초지능 AI가 본격적으로 인간 사회에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다. 초지능 AI는 전 세계의 모든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자율적으로 관리하며, 인간의 삶은 전례 없는 효율성과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이와 함께 새로운 사회적, 윤리적 도전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시각 오전 6시, 초지능 AI 기반 가정 비서 ‘카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를 깨운다. “좋은 아침입니다. 당신의 혈압과 수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오늘은 조금 늦게 일어나시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카이가 준비한 아침은 나의 영양 상태와 오늘의 일정에 맞춰 설계된 맞춤형 식단이다. 식탁 위 스크린에 카이가 설명한다. “이 음식은 비타민 D를 보충하기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또한, 3일 전부터 약간의 피로 신호가 감지되어 항산화 성분을 추가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거울 앞에 서자, 피부 상태와 스트레스 지수를 분석한 카이가 오늘 사용할 화장품을 추천한다.
출근 준비를 마치고 자율주행 전기차에 올라탄다. 차량 내부는 카이가 내 하루 일정을 미리 준비해 둔 상태다. 차 안 스크린에서 회의 자료를 검토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명상 콘텐츠를 실행한다. 교통은 완전히 초지능 AI에 의해 관리된다. 모든 차량은 AI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사고가 전혀 없고, 정체는 과거의 유물이 되었다. 초지능 AI는 실시간으로 모든 도로와 차량의 상태를 분석해 최적의 경로를 제시한다.
직장에서는 초지능 AI가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팀원들과 AI의 협업은 자연스럽다. AI는 각자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 업무를 자동으로 배분하고, 모든 자료를 최적화된 형식으로 제공한다. 예를 들어,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우리 팀은 AI가 실시간으로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제안한 전략을 검토 중이다. 한 동료가 질문하자, 초지능 AI는 즉각 대안을 제시한다. “현재 트렌드는 급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X 전략이 최적입니다. 이유는…” 회의가 끝난 뒤에도 초지능 AI는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제공하고, 다음 단계를 계획한다.
점심시간에는 회사 근처의 초지능 AI 관리 스마트 레스토랑에 간다. 이곳은 초지능 AI가 농장에서부터 레스토랑 테이블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해 운영한다. 음식 재료는 초지능 AI가 관리하는 도심형 수직 농장(스마트 팜)에서 재배되며, 탄소 배출은 거의 0이다. 초지능 AI는 나의 건강 상태와 식사 기록을 기반으로 오늘의 메뉴를 추천하고,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투명하게 제공한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면 카이가 내 취미와 관심사를 분석해 준비한 여가 활동을 추천한다. 오늘은 초지능 AI가 큐레이팅한 전시회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체험할 예정이다. “오늘 전시회는 19세기와 20세기 초 예술의 진화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입니다. 전시를 시작할까요?” 전시회가 끝난 뒤에는 카이가 내 학습 목표를 기반으로 설계한 강의 영상을 제공한다. “이번 주는 데이터 분석 스킬의 고급 과정을 추천드립니다. 다음 직무 프로젝트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2050년의 일상은 초지능 AI 덕분에 모든 것이 효율적이고 편리하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항상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초지능 AI의 자원 관리로 빈곤과 환경 문제가 거의 해결되었다. 교육과 의료 서비스가 전 세계 어디서나 균등하게 제공된다. 인간은 단순 반복 업무에서 해방되어 창의적인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 한편, 초지능 AI의 판단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인간의 비판적 사고 능력이 약화되고 있다. 초지능 AI 시스템이 통제력을 잃거나, 소수에 의해 독점될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초지능 AI 시대는 인간의 일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며, 효율성과 편리함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혜택을 공정하고 안전하게 누리기 위해서는 윤리적, 사회적 논의와 신중한 정책적 접근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2050년의 우리는 기술이 주는 편리함과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법을 배우고 있다.
구자록 전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