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납마을 숙원 ‘도시가스 설치’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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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납마을 숙원 ‘도시가스 설치’ 무산 위기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5.01.07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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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동구 서부동 새납마을 전경. 경상일보 자료사진

울산의 대표적인 산동네인 동구 서부동 새납마을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도시가스 설치 사업이, 착공을 앞두고 오히려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6일 동구와 경동도시가스에 따르면, 새납마을은 1970년대 HD현대중공업 건설 당시 형성된 마을로 전국에서 모여든 노동자들이 판자를 펼쳐 건설됐다. 마을 부지는 HD현대중공업과 개인 소유지, 공원 부지 등이 혼재돼 있는, 울산의 대표적인 불법 건축물 밀집 지역이다.

현재 이곳에는 7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화목보일러나 기름보일러 등으로 겨우내 난방을 해결하고 있다. 도시가스보다 비싼 난방비와 화목보일러에서 발생하는 잿가루로 인한 민원이 잦아지면서 새납마을의 도시가스 설치 필요성이 대두됐다.

지난 2023년 도시가스 매설 사업이 시작됐는데, 당시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시설분담금이 수백만원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주민들이 비용 부담을 호소하면서 사업의 진척도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울산시 도시가스 공급시설 설치 지원 조례안’이 시의회 문턱을 넘으면서 경제성 미달 지역의 단독주택 소유자 등에게 시설분담금의 70%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이어 시도 ‘2024~2025년도 도시가스 공급시설 공사계획’에 새납마을을 포함시키는 등 도시가스 설치 사업이 탄력을 받았다.

지주의 토지 사용 허가만 떨어진다면 사업이 진행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기업 소유 부지는 토지 사용 허가를 받았지만, 나머지 사유지 지주들은 끝내 승낙하지 않았다. 일단 사업주체인 경동도시가스는 약 4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기업 부지에 대해 공사 가능 여부를 점검했다.

점검 결과 여러 개의 암반 등이 발견됐고, 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건물 붕괴를 우려한 일부 주민들이 공사를 하지 않겠다고 뜻을 선회했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도시가스를 공급받자’는 쪽과 ‘토지를 개발하자’는 쪽으로 갈라져 도시가스 설치에 대한 의견을 합치지 못했다.

이이규 새납마을 철거대책위원회장은 “수년 동안 경동도시가스, 울산시, 동구, 시의원 등이 노력한 덕에 도시가스 관로를 매입할 수 있는 문턱까지 간 것에 대해 감사한다”며 “그럼에도 주민들의 의견 차이로 도시가스를 설치하지 못하게 돼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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