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원의 생각의 窓]크로노스와 카이로스를 지혜롭게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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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의 생각의 窓]크로노스와 카이로스를 지혜롭게 활용해야
  • 경상일보
  • 승인 2025.01.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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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원 전 울산시 기획관리실장

고대 로마와 더불어 서양의 고대를 대표하는 문명이며, 유럽의 문명과 문화의 시작이라고도 불리는 고대 그리스. 한때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찬란한 문명의 꽃을 피웠고 전 지중해권에 퍼져 나가며 헬레니즘 문화를 이룩하기도 하는 등 현대 문명의 기틀이라고도 할 수 있는 문명으로서, 그들의 문명은 지금도 세계인들에게 경탄을 주고 있어 후세대 그리스인들에게 든든한 먹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2023년도의 경우 잇단 대형 산불과 폭염에도 불구하고 관광수입이 국내총생산액의 20%를 차지했다고 하는 바, 그들이 남긴 관광자원의 가치를 가히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들은 문명 못지않게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로 대표되는 문학과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주축이 된 철학으로도 현대에까지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고대 그리스인들이 우리에게 시간 관리에 대한 교훈도 주고 있으니, 바로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다. 두 단어 모두 시간에 관한 개념이긴 하나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먼저, 크로노스는 본래 ‘시간의 신’인데 과거와 현재, 미래로 흘러가는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시간을 뜻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시계와 달력에 의해 표시되는 분·시·하루와 1년 등 물리적인 시간으로서 누구에게나 똑 같이 주어지는 시간의 개념이다. 다시 말해서 낮과 밤의 변화, 계절의 변화 그리고 우리의 삶 속에서 경험하는 모든 순간을 포함하고 있어 결코 인간이 멈출 수 없으며, 모든 생명체는 이 시간 속에서 성장하고 변화하며 최종적으로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우리 인간은 이 크로노스라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이 시간을 잘 관리하고 활용해야 할 것이다.

다음, 카이로스는 본래 ‘기회의 신’인데 특정 의미가 부여된 주관적인 시간으로서 인간이 현실에서 만들어내는 상대적 질의 개념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카이로스는 앞머리가 풍성한데 뒷머리는 대머리로 묘사돼, 기회는 한 번 놓치면 다시는 붙잡을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카이로스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고 늘 준비하고 민첩하게 대처하는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기회의 순간인데, 이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은 단지 운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평소의 능동적인 노력과 어떤 상황을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이 카이로스의 순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때에도 나타나며 때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형태로도 나타나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큰 성과와 발전을 이룰 수 있고 인생의 방향을 바꿀 기회를 얻기도 한다. 따라서, 이 카이로스의 가르침은 단순한 신화적 이야기를 넘어서 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에 큰 영향을 주는 교훈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한편, ‘끊임없이 흐르는’ 크로노스와 ‘특별한’ 카이로스는 서로 다른 의미이면서도 우리의 삶 속에서는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두 개념을 지혜롭게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즉, 크로노스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하루와 한 달, 1년 그리고 장기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 나가면서, 일상 속에서 갑자기 나타나 우리에게 행동할 기회를 제공하는 카이로스의 결정적 순간을 놓치지 말고 잘 포착해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크로노스의 시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노력과 카이로스의 기회를 잘 포착하는 순발력이 필요한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저널리스트인 J. 하비스는 “승자는 시간을 관리하며 살고, 패자는 시간에 끌려 산다!”고 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시간 관리에 대한 두 가지 개념을 제시했는데, 이 두 개념을 어떻게 조화롭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의 질과 행복도가 달라질 것이다.

2025년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한 해, 우리 모두가 크로노스의 시간을 유용하게 관리하면서 준비하다가 카이로스의 순간이 다가왔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잘 활용함으로써,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보다 가치 있고 행복한 한 해를 보낼 수 있길 소망해 본다.

이기원 전 울산시 기획관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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