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문화예술회관이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신년음악회로 마련한 ‘조수미&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이 성료했다. 전석이 매진되고 무대가 끝날때마다 박수갈채가 쏟아지는 등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지난 12일 찾은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와 유럽을 대표하는 클래식 오케스트라인 빈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기 위해 찾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대공연장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거나 선보이는 곡들을 미리 예습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공연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그의 불후의 명작들로 클래식 음악의 진수를 선사했다.
1부는 빈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와 함께 음악에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1966년 창단해 오랜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정통 있는 오케스트라의 합과 수준이 돋보였다.
지휘자 요하네스 빌트너는 1부의 마지막 곡인 ‘비엔나 숲 이야기’를 들려주며 직접 바이올린 연주를 하기도 했다.
2부에는 관객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소프라노 조수미가 등장해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이날 조수미는 ‘빈 기질, 왈츠’ ‘레몬 꽃이 피는 곳, 왈츠’와 오페레타 ‘박쥐’ 서곡 중 ‘내가 순진한 시골 처녀를 연기할 때’ 등을 불렀는데, 조수미 특유의 고음역대에서의 매력적인 목소리와 화려한 기교는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빈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요네스 빌트너와 소프라노 조수미가 주고 받는 넘치는 쇼맨십은 또다른 묘미였다.
특히 빈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의 퍼커션(타악기) 연주자들이 서로 견제하며 익살스럽게 연주하거나 관객석을 향해 공을 던지며 호흡하는 모습은 공연의 재미를 한층 드높였다.
소프라노 조수미는 ‘꽃구름 속에’를 부르며 ‘현재 어둠이 계속되고 있지만 밝은 날은 온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경희(51·울산 남구)씨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와 새해의 첫 공연을 시작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곡들을 총망라해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전체 공연 레퍼토리 중 조수미는 1부에는 출연하지 않고 2부에만 나오는 등 빈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아 프로그램 구성이 아쉬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미진(62·울산 남구)씨는 “2023년에 조수미가 울산에서 공연했을때는 조수미가 중점이 돼 공연했는데, 이번에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며 “다음번에 또 열리게 되면 조수미의 노래를 더 많이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산문화예술회관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공연인 만큼 기획사에서 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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