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화학산업 위기…조선 이어 제2의 ‘울산의 눈물’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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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화학산업 위기…조선 이어 제2의 ‘울산의 눈물’ 막아야
  • 경상일보
  • 승인 2025.01.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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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조선업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나자마자 다시 석유화학 산업의 위기에 봉착했다. 중국의 자급률 상승과 글로벌 수요 둔화 등에 따른 공급과잉이 불러온 구조적인 화학산업 위기다. 지난 10여 년간 ‘울산의 눈물’이 된 조선업 불황에 이어 석유화학 산업 위기가 울산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정부와 울산시는 울산 석유화학단지 일원을 조속히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해 고용유지와 사업 재편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

울산 석유화학업계는 최근 중국과 중동의 생산시설 확충 등으로 매출 감소 및 수익성 악화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의 진원지가 됐다. 한화솔루션은 영업 적자가 누적돼 일부 시설 가동 중단에 나서고 있고, 다른 화학기업들도 업황 악화로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2월 화학산업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요건 및 고용유지지원금 요건 완화, 화학기업의 ‘사업 재편’을 돕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에 석유화학 산업단지가 있는 여수시와 전남도는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발 빠르게 추진 중이다. 전남도는 전담조직인 위기대응 추진단을 꾸려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을 정도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위기 극복 노력이나 기여도를 고려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을 선정하겠다고 밝힌 정부 대책에 대한 후속 조처다.

그러나 정치권의 상황을 보면 울산의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이 녹록잖다.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거머쥔 민주당 경제상황점검단이 지난 6일 가진 ‘석유화학·철강 산업 위기 대응 방안 토론회’에선 전남 여수, 순천과 경북 포항 등을 조기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에 민주당은 정부 측과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대로 민주당의 안이 반영된다면 울산 석유화학산업은 붕괴되고 기업은 존폐의 기로에 처하게 된다.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돼야 기업 대출 상환 유예,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등 금융 및 재정 지원을 비롯해 고용 안정, 산업 구조 개선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울산 석유화학산업을 살릴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울산시와 지역 정치권, 업계 모두 힘을 모아 선제대응지역 지정에 사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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