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적대적 M&A’ 위협 고려아연…국민연금 지지 ‘희망’ 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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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적대적 M&A’ 위협 고려아연…국민연금 지지 ‘희망’ 쏘나
  • 경상일보
  • 승인 2025.01.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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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핵심 안건인 ‘집중투표제’와 ‘이사수 상한 설정’에 대해 찬성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집중투표제는 복수 이사 선임 시 소수 주주의 이사 선임 가능성을 높여주는 제도로, 고려아연 측이 과반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한 MBK·영풍 연합의 이사회 장악을 저지하기 위한 꺼낸 최후의 카드다.

이번 결정은 주총에서 ‘캐스팅 보드’를 쥔 국민연금이 사실상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힘을 실어 주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간 울산 지역사회의 고려아연 살리기 운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대적 M&A’ 위협에 처해 있는 고려아연 구하기에 다시 희망이 꿈틀대고 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17일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안건인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를 제한하는 정관 변경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최 회장 측이 소수 주주의 권익 보호와 경영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4.51%를 보유하고 있다.

또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를 비롯해 국내 자문사 중 서스틴베스트, 한국ESG평가원, 한국ESG연구소도 집중투표제 도입에 찬성했다. 반면 MBK 연합 측은 최 회장의 자리보전용이라면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여부도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이런 가운데 고려아연의 이차전지 양극재 원료인 황산니켈 제조 기술이 정부로부터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받았다. 지난해 11월 이차전지 핵심소재 기술인 전구체 원천 기술에 이어 두번째 국가전략기술이다. 향후 MBK 연합 측의 경영권 장악시 국가핵심기술 유출을 저지할 또 하나의 방어벽을 쌓은 셈이다.

고려아연 근로자들은 지난해 9월13일 MBK 연합의 공개매수 선언 이후 4개월 째 극도의 일자리와 고용불안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사모펀드의 경영권 장악시 근로조건 악화와 인력 감축, 구조조정 시도 등은 물론 중국 등 외국자본에 헐값에 매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울산 지역사회는 20여년 전 외국계 헤지펀드의 경영권 장악 시도에 ‘SK주식 1주 갖기 운동’으로 맞서 SK를 지켜낸 바 있다. 이번에는 ‘고려아연 1주식 사주기 운동’으로 울산의 힘을 모으고 있다. 울산과 지역 근로자들이 50년 이상 애정과 헌신으로 이룬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는 결단코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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