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산단 유류탱크 노후화 심각 ‘화약고’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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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산단 유류탱크 노후화 심각 ‘화약고’ 될라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5.02.1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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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울산 울주군 온산읍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화염과 함께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김도현기자 do@ksilbo.co.kr

지난 10일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내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UTK) 탱크터미널의 솔베이트 저장탱크가 폭발(본보 2월10일자 5면)하면서 울산 지역 내 산업단지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다행히 이번 화재는 소방과 관계 부처 등의 적절한 초동 대처로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자칫 연쇄 폭발로 번질 경우 대형 참사가 불가피해 ‘화약고’라는 오명이 다시 거론된다.

11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은 액체화물의 처리량이 많은 도시다. 석유 등 액체화물 위주의 울산항은 국내 액체화물 처리 부동의 1위 항만으로, 울산항에서 처리한 액체화물 비중은 전국 항만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유류저장탱크도 4493기에 달한다.

폭발 가능성이 높은 액체화물이 많이 모이다 보니, 잊을 만하면 폭발 사고가 발생한다.

이와 관련, 지역 산업현장 관계자들은 석유화학공단뿐만 아니라 산업현장의 폭발 사고 대부분이 노후 설비와 안전불감증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노후 설비에 대한 전수 조사 및 교체와 안전 점검의 시스템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한국 최초의 석유화학공단이 설치된 울산은 그만큼 장비 노후화가 심각하다. 오래된 유류저장탱크는 1970년대에 지어진 것도 있다.

특히 탱크와 탱크를 잇는 각종 밸브 노후도에 대한 조사는 진행되지 않아 공식적인 자료도 없는 실정이다. 액체화물이 들어 있는 탱크는 소방청 등 국가가 관리한다. 이에 매년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노후도를 측정해 사용승인을 내준다.

반면 탱크를 잇는 밸브 등은 업체가 책임을 진다. 정부의 관리 범위에서 벗어나 있는 만큼 안전 진단과 관련한 규정이나 제도가 미흡하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현장 관계자들은 탱크 내부 작업 과정에서 안전 불감증이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울산지부 관계자는 “탱크 내부 작업 시 잔여물을 모두 제거하고 들어가는게 원칙이지만, 발주처조차 시간에 쫓겨 잔여물 제거 여부를 완벽히 점검하지 못하고 발주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사고는 이런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말했다.

현미향 울산 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안전보다 비용 절감을 우선하는 기업 문화가 여전하다. 특히 하청 노동자 등 위험의 외주화 과정에서 안전보건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며 “산업현장의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안전 관리·점검 과정을 시스템화해 위험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일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울산소방본부와 해경은 사고 탱크에 남아 있는 잔여물을 모두 제거하고 안전 진단을 실시한 뒤 합동 현장감식에 나설 계획이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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