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2주 이상 질 높은 전시를”, 울산 문화예술계 자성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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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2주 이상 질 높은 전시를”, 울산 문화예술계 자성 목소리
  • 권지혜 기자
  • 승인 2025.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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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을 통해 수익을 내야하는 갤러리와 대관료를 감당하기 힘든 작가의 구조적인 딜레마, 울산의 열악한 문화예술 환경이 겹쳐 울산에서 열리는 많은 전시가 15일 이내에 마무리된다. 이와 관련해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전시가 최소 2주 이상은 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지역 문화예술계에 따르면, 현재 울산에서 열리는 많은 전시가 짧게는 5일에서 일주일 정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울산 대부분의 갤러리들이 임대로 운영되는 만큼 대관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하는데, 하루 7만~10만원의 대관료를 작가들이 감당하기 힘들어 전시를 짧게 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일부 작용한다.

갤러리는 박물관, 미술관처럼 전시 공간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작품의 판매를 목적으로 전시와 이벤트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박물관 및 미술관과 명백한 차이가 있다.

즉 갤러리 입장에서는 전시를 짧게 해서라도 계속해서 새로운 전시를 선보이며 대관료를 버는 게 더 이득인 것이다.

그러나 전시가 5~7일 정도 짧게 진행될 경우 시민들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적고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이 노출될 기회가 줄어들어 손해를 보게 된다.

지역 미술 발표의 장이 되는 동시에 타지역 미술과의 교류 역할을 할 수 있는 1급 사립미술관이 전무한 점, 적은 갤러리 수, 자생력이 없는 갤러리 등 울산의 열악한 문화예술 환경도 울산의 전시를 짧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실제로 울산문화관광재단 등 공모사업의 지원을 받아 열리는 대부분의 전시는 가을 등 특정 기간에 몰리는 경우가 많은데 울산의 갤러리 수가 적다보니 5~7일 정도로 짧게 전시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인은 “시립미술관은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어야 하고 장르도 한정돼 있다. 또 공공에서 운영하는 갤러리는 결과전시가 대부분이라 일반 작가들이 울산에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민간 갤러리를 이용해야 하는데 갤러리가 너무 적다”며 “타시도에 비해 울산 갤러리 대관료가 저렴한 편이기는 하지만 길게 전시를 하기에 비용 면에서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고 토로했다.

갤러리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갤러리 대표는 “갤러리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대관전을 많이 진행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대관전에만 치중하다 보면 전시의 질 자체가 떨어지게 된다”며 “공모사업의 전시가 많이 없는 상반기에 갤러리 자체 내에서 공모사업을 진행하는 등 재량을 살려 2주 이상 질 높은 전시를 선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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