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CK아트홀은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진행된 연극 ‘런투패밀리’를 끝으로 공연사업을 마감한다고 밝혔다. CK아트홀은 이미 올해 초에 인스타그램 등 자사 SNS에 이 같은 사실을 공지한 바 있다.
이 같은 소식에 시민들은 크게 아쉬워 하고 있다. 실제 지난 21일 CK아트홀에서 만난 문형아(여·48·남구 옥동) 씨는 “3년전부터 여유가 생겨 연극이나 뮤지컬 등을 보기 위해 CK아트홀을 한 번씩 왔었는데, 이제 공연사업을 접는다고 해서 너무 아쉽다”면서 “앞으로 대학로 공연을 보려면 멀리 부산이나 대구까지 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주미(여·60·북구 천곡동)씨도 “10년 동안 울산시민, 또 지역사회와 희로애락을 함께 한 CK아트홀이 공연을 접는다는 소식에 가슴이 먹먹하다”며 “CK아트홀이 지자체의 관심과 도움으로 명맥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규록(58·북구 명촌동) 씨는 “공업도시 울산은 특성상 업종별로 일부는 주말을 반납해야 할 만큼 근로자들이 문화예술 분야에 시간을 투자하기가 녹녹치 않은게 사실”이라며 “그 만큼 수요가 타 대도시에 비해 많지 않았던 게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지역 연극계와 소공연장 등에서는 일부 반기는 반응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CK아트홀이 대학로 공연을 갖고 와 올리면서 지역의 연극배우나 뮤지컬배우들의 설 무대가 없었는데 지역 연극 창작이 활성화되고 지역배우들이 설 자리가 늘어났으면 한다”고 전했다.
CK아트홀은 2009년 개관해 그 다음 해인 2010년부터 울산시민들을 위해 연극과 공연 등을 무대에 올렸다.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채종성 전 CK치과병원 대표원장(현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 회장)이 사회 공헌 형태로 건립한 것으로, 울산에서 1년 내내 연극과 뮤지컬이 공연되고 있는 유일한 소공연장이었으나 지속되는 적자에 결국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됐다. CK아트홀 측은 CK멤버십(공연 10번을 9만9000원에 관람할 수 있는 1년 멤버십 공연 티켓 서비스) 판매를 통해 활로를 모색했으나 이 또한 여의치 않아 계획보다 2개월 앞당겨 결정했다.
채지윤 CK아트홀 대표는 “런투패밀리를 끝으로 공연사업은 접고, 공연장은 일부 유료로 대관사업만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무언가 괜찮은 콘텐츠가 있다면 여러가지(공연사업 재개 등)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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