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조용히 다가온 거대한 변화, 딥시크(DeepS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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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조용히 다가온 거대한 변화, 딥시크(DeepSeek)
  • 경상일보
  • 승인 2025.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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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화 동의대 교직학부 교수 동의대 메타버스교육연구소 자문교수

‘머지않아 AI가 우리의 선택을 대신할 수도 있다.’ 이 말이 단순한 공상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AI 기술 경쟁의 중심에 선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글로벌 시장을 강타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역시 딥시크의 등장을 예의주시하며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 많은 나라에서 딥시크의 사용을 전면 차단하고 있는 추세다.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정보 수집 방식이 논란이 되면서 보안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딥시크의 출현은 더욱 다양한 AI모델 및 기술 개발 촉진과 시장 확대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딥시크는 중국 AI 스타트업에서 개발한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 탐색 기술이다. 약 560만 달러(한화 약 80억 원) 규모의 투자로 개발된 이 기술은 엔비디아의 고가 GPU 대신 저비용 GPU로 모델을 최적화해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이는 OpenAI의 투자비용 대비 약 5.7%에 해당한다. 연구인력도 데이터 연구팀 31명 포함, 중국인 연구자·엔지니어 150명이다. 개발된 모델은 ‘DeepSeek-R1-Zero’, ‘R1’, 그리고 오픈소스 언어모델인 ‘DeepSeek-V3’ 등으로 구성된다.

딥시크는 AI 학습 비용을 대폭 절감하면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고난도 수학(AIME 2024), 코딩(Codeforces), 전문분야 질문 대응(MMLU) 등 다수의 AI 모델 평가 지표에서 기존 오픈소스 모델을 능가하거나 유사한 수준의 성과를 보였다. 특히, 데이터 생성과 자체 학습을 병행해 AI 훈련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AI 시장에서 중국의 자립도를 높이는 전략적 카드로 미국 중심의 AI 패권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딥시크의 등장은 미국과 중국 간 AI 기술 경쟁에 불을 지폈다. 미국은 오픈AI, 구글, MS 중심의 AI 혁신을 추진하며 자원 집약적 접근 방식을 취하는 반면, 중국은 딥시크를 필두로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강조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AI 모델 개발 시 고비용의 대형 데이터센터에 의존하지 않고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딥시크는 중국의 ‘효율성 전략’의 상징이 되었다.

미국 정부가 AI 인프라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을 발표한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딥시크의 돌풍은 미국 주도의 AI 산업 지형을 흔들어놓으며 반도체 수급 및 AI 칩 시장에도 파급 효과를 미쳤다. 실제로 고급 GPU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기존 AI 업계의 판도가 재편되는 양상이다.

딥시크의 등장이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경제, 안보,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광범위한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저비용 고효율 AI 모델의 등장은 글로벌 기업들로 하여금 투자 전략과 생산 방식을 재고하게 만들고 있다. AI 기술 주도권을 잡으려는 국가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며 이는 단기적으로는 기술 격차 심화 장기적으로는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이 경쟁 속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보다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AI기술 혁신과 생태계 강화, 글로벌 협력 체계 구축, 투자 전략 조정, 그리고 AI거버넌스 마련 등의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규제와 금지를 넘어 AI 기술의 윤리적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국내 AI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교육 현장에서는 단순한 차단보다는 AI를 활용한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커리큘럼 개편이 시급하다.

기술은 멈추지 않는다. 선택지는 두 가지다. 딥시크 같은 기술을 무조건 경계하며 배제할 것인가, 아니면 위험을 인지하되 기술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것인가. 편리함 뒤에 숨겨진 위험을 인식하면서도 기술이 제공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놓치지 않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를 기술에 맡길 것인지 기술을 다루는 주체가 될 것인지는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미화 동의대 교직학부 교수 동의대 메타버스교육연구소 자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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