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역의 미래, 협약형 특성화고등학교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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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지역의 미래, 협약형 특성화고등학교가 답이다
  • 경상일보
  • 승인 2025.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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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영 울산공업고등학교 운영위원장

울산공업고등학교는 울산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한국 산업수도 울산의 마중물 역할을 한 학교이기도 하다. 울산에는 특성화고등학교 마이스트 고등학교가 있어 지역의 든든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졸업후 지역을 떠나가고 있으며 우리 울산도 가장 큰 고민이 인재 유출이다. 젊은이들의 유출로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마이스터고 졸업생들의 지역 이탈이 심각하다.

2021년 조사에 따르면 마이스터고 졸업생의 학교 소재 권역 정착률은 56%에 그친다. 이는 특성화고 정착률 84%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기술 인력이 양성되어도 지역 내 적합한 일자리가 부족해 수도권으로 떠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마이스터 고등학교가 높은 취업률을 달성하고 있지만. 대기업 및 공기업 취업 선호도가 높다는 점에서 지역 정착률이 낮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마이스터 고등학교의 원래 취지와 다소 괴리가 있을 수 있다.

정부도 이런 문제을 인식하고 지역 인재 육성 및 정주를 위해 지역 특성화 고등학교 지원을 위해 협약형 특성화고등학교 사업을 만들었으며 2024년 전국 10개교를 선정했다. 2024년 교육부가 처음 선정한 10개 협약형 특성화고등학교의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대표적으로 한국치즈과학고는 학교와 기업이 연계해 유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경남해양과학고는 한국해양수산연구원, 경상국립대 해양과학대학과 항해승선실습 공동 운영한다. 한림공업고에서는 항공우주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한화시스템과 연계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이들 학교는 지역 기업의 요구에 맞는 실무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졸업생들은 협약기업에 우선 채용되어 지역에 뿌리내리고 있다.

이 사업의 핵심은 ‘지역 맞춤형 인재 양성’과 ‘지역 정주’다. 학생들은 지역 기업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기술을 배우고, 입학 때부터 졸업 후 진로까지 계획적으로 준비한다. 이는 학생, 기업, 지역사회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상생의 모델이다. 지난해 선정된 학교들은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 경제의 혁신 거점으로 변모하고 있다.

우리도 이러한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학교 단독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지자체와 교육청, 그리고 지역 기업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다.

작년 울산대학교가 글로컬(Glocal) 대학으로 선정되었을 때 울산시가 보여준 지원이 큰 힘이 되었다. 협약형 특성화고등학교 공모사업도 마찬가지다. 울산시의 역할이 사업 선정의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울산시와 교육청의 협업이다.

교육청은 교육과정과 인력 운영을, 지방정부는 재정 지원과 산업 연계를 담당하는 역할 분담이 효과적이다. 이러한 협업 모델은 2024년 선정된 학교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특히 경남의 한 협약형 특성화고는 지자체·교육청·기업의 삼각 협력 체계를 구축해 공모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협약형 특성화고는 기업에게 맞춤형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신규 직원 채용과 교육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고, 지역사회 공헌으로 기업 이미지도 높일 수 있다.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우리 지역에 젊은 인재가 정착한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인구 유출이 멈추고, 지역 소비가 늘어나며, 새로운 가정이 형성되고,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다. 이는 학교와 상가의 활력으로 이어지고,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다. 선정된 학교들을 살펴보면, 지역 특성과 산업 구조에 맞는 특화 분야를 선정한 점이 주효했다. 우리 지역의 강점인 조선 화학산업 분야에 특화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면, 지역 산업 경쟁력 강화와 청년 정주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협약형 특성화고등학교는 단순한 학교 공모 사업이 아니다. 지역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다. 지역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꿈을 이룰 수 있고, 지역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며, 우리 시는 인구 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 협약형 특성화고등학교 공모사업 선정을 위해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 우리 아이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꿈을 이룰 수 있는 미래, 지역이 활력을 되찾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최재영 울산공업고등학교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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