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돌봄서비스는 새로운 시대 패러다임
“밥 뭇나?” 어르신들의 대표 질문을 해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함께 밥 먹던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태엽 시계에 밥 주던 젊은 시절의 회상이 담겼을 수도 있다. 이제 AI 돌봄 로봇이 추론을 더 해 대화를 이끌어가며 섬세하게 감정을 진단하고, 고독감 해소에 필요한 정서적 돌봄을 제공할 것이다. 인간과 비슷한 모습으로 가격까지 저렴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집안일을 거들어 줄 날이 다가오고 있다. 최근 10년간 울산의 고령화 속도는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빠르다. 홀봄 노인 가구의 증가도 전국 평균 수치를 앞서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전국에서 모였던 청년은 어느덧 노인이 되었고, 연간 100만 명이 태어난 60년대 말~70년대 초반생도 곧 노인층에 진입한다. 작년 한 해 출생아 수가 25만 명이 채 되지 않으니, 미래 세대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것이다.
AI 일상화로 돌봄의 질 제고
최근 한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다양한 AI 돌봄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고립예방플랫폼 똑똑’을 통해 사물인터넷(IoT)과 AI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력 사용량과 빛 변화를 감지해 위기 상황을 사전에 예방하고, AI가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한다. 대전시는 ‘AI 돌봄로봇 꿈돌이’를 보급하여 독거노인의 정서적 안정을 지원하고 있으며, 광주 동구는 AI 기반 놀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영유아 발달장애를 조기 발견하는 ‘놀이발자국’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울산시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AI 스피커 기반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4시간 긴급 구조도 가능하며, AI 상담사가 주2회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울주군에 거주하는 80대 독거노인이 AI 스피커에 본인의 위급상황을 알려 119를 통해 구조된 사례가 있다. 6500여 가정에 응급호출기, 화재 및 활동량 감지기 등 사물 인터넷 기반의 장비를 설치해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119 위급상황 신고가 가능한 응급안전안심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아동의 그림 관찰을 통해 심리와 감정, 행동 분석을 AI 모바일 앱으로 진행해 아동 발달검사에 활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AI 돌봄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다.
앞으로 돌봄서비스는 개인 맞춤형으로 지속 발전할 것이다. 심박수, 혈압, 움직임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거나, 행동 분석과 감정 분석으로 치매와 같은 위험 요인을 조기에 발견해 의료 서비스와 연계할 것이다.
복지 자원을 최적화하는 알고리즘 작동
복지 자원을 경제적이고 효과적으로 최적화하는 데에도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전국 229개 시군구에서 복지 위기 가구를 찾는데 AI 인공지능 전화로 초기상담을 시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전까지는 복지 위기 의심 가구를 사회복지공무원이 일일이 전화로 상담을 진행해 복지 수요를 파악한 후 심층 상담을 진행하고, 이후에 가구 방문을 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도입된 AI 인공지능 전화 초기상담은 복지 위기 징후가 감지된 가구원에게 시스템을 통해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전화를 받을 수 있도록 사전에 안내하고, 이후 대상자가 전화를 받게 되면, 복지 도움이 필요한 지를 파악하는 초기상담을 진행하게 된다. 지자체 담당자는 시스템에서 상담 내용을 확인한 후 심층 상담, 가구 방문 등을 통해 복지 지원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손이 모자란 복지 현장에서는 업무 효율성이 높아져 위기가구를 신속하게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울산시서도 국민청원,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복지 실태조사 보고서와 설문 테이터를 AI 기술을 활용해 분석하고, 그 결과물을 복지 행정과 직원 교육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개인 데이터 보호 등 풀어야 할 과제
AI 활용에 따른 법적, 윤리적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최근 딥시크(DeepSeek) 보안이나 프라이버시 문제가 대두되면서 민감 정보 유출과 데이터 위변조 등 약용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AI 기술과 복지정책 융합은 우리의 삶을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도와주는 혁신적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보다 적은 비용으로 최상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미래 세대의 짐을 덜어 줄 AI 기술 진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자. AI 일상화 시대다.
안승대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