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찾은 울산 울주군 범서읍 선바위 미나리 농가. 곳곳에서 푸릇푸릇한 미나리가 봄기운을 가득 머금고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미나리 특유의 싱그러운 향이 퍼졌고, 농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수확에 한창이었다. 올해 미나리는 한파로 인해 출하가 다소 늦어졌지만, 최근 기온이 올라가면서 본격적인 유통이 시작됐다.
예년 같으면 2월 초부터 출하가 시작됐지만, 올해는 유난히 추운 겨울 날씨로 인해 생육이 지연됐다. 이에 따라 출하는 2월 중순 이후로 미뤄졌고, 초반에는 공급량이 부족해 가격이 다소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 1분기 미나리 가격은 100g당 1929원으로 전년 동기(1784원) 대비 8%가량 증가했다.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도 100g당 2000원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미나리는 봄철 건강을 챙기는 데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식재료다.
풍부한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어 장 건강을 돕고, 해독 작용이 뛰어나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 칼륨이 많아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에 기여하며,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면역력 강화에도 좋다. 한방에서도 미나리는 간을 보호하고 해독 작용을 촉진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미나리는 삼겹살과 함께 먹는 음식으로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샐러드나 나물 반찬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면서 소비층이 넓어지고 있다.
그나마 3월 온화해진 날씨 속 미나리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 안정화가 되는 추세로 판매량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최근 몇 년 새 온라인 직거래가 증가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 방식도 활발해지며, 판매량 증진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선바위에서 미나리를 생산하는 권해옥 대표는 “예전에는 주로 도매시장으로만 출하했지만, 요즘은 SNS나 온라인 마켓을 통해 직접 소비자와 연결되는 경우도 많아졌다”면서 “울산 미나리는 역사가 깊다. 태화강 물을 머금어서 농약을 치지 않은 친환경 청정 미나리로, 연하고 향이 좋은 것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미나리 외에도 냉이, 달래 등도 봄철 인기 나물로 봄기운을 가득 담아 소비자들의 식탁을 한껏 향긋하게 하고 있다.
농수산도매시장 한 상인은 “봄나물은 신선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제철에 바로 소비되는 경향이 크다”며 “올해는 생산이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소비자 반응은 여전히 좋다”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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