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학생수 줄어도 사교육비 ‘역대 최고’
상태바
울산 학생수 줄어도 사교육비 ‘역대 최고’
  • 이다예
  • 승인 2025.03.14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지난해 울산 초·중·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40만원에 육박하면서 4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교육당국이 내놓은 사교육비 경감·공교육 정상화 정책은 2028학년도 대입 개편, 의대 증원, 고교학점제 등 불확실성이 커진 교육·입시 체제 앞에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 초·중·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9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3만1000원(8.3%) 증가했다. 증감률은 8개 특·광역시 중 대전(11.4%)과 부산(11.1%) 다음으로 높았다.

울산의 경우 1년 사이 학생 수가 17만703명에서 16만7479명으로 3224명(1.9%) 줄었는데,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되레 늘어났다.

특히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규모는 2021년 25만4000원, 2022년 30만원, 2022년 36만7000원, 2023년 36만8000원에 이어 4년 연속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10년 전인 2014년과 비교하면 17만7000원이나 올랐다.

학교급별 월평균 사교육비를 보면 초등학교 38만원, 중학교 42만8000원, 고등학교 40만5000원이었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전년보다 1.6%p 상승한 79.8%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울산 학생 10명 중 8명은 학원에 다니는 셈이다.

이는 급변한 교육·입시체제가 사교육을 키우는 등 여러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학생들이 의대 증원, 고교학점제, 대입 개편 등 다변화하는 교육 정책 시행에 따른 불안감을 해소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사교육 시장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고교학점제 등을 처음 경험하는 중학생이 사교육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의존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실제 울산 학교급별 월평균 사교육비를 보면 중학교가 6만2000원(17.1%)으로 증감률이 가장 컸다. 이어 초등학교 2만2000원(6.0%), 고등학교 1만4000원(3.5%) 순이었다.

다만 울산은 8개 특·광역시 가운데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가장 낮았다. 전국 평균 47만4000원에 비해 7만5000원 적은 수준이었다.

지역 교육계는 이전에 없던 교육·입시 체제에서 살아남고자 학교와 학원 사이에서 갈등하는 학생의 불안을 해소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교육계 관계자는 “지난해 의대 증원이 발표되면서 최상위권 학생들이 더 다양하고 심화된 학원 수업을 찾았던 게 사실”이라며 “물가 상승에 따라 학원 수강비 단가가 인상된 부분도 작용했겠지만, 학생들이 날이 갈수록 학교가 아닌 학원에 과의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