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울산시립무용단 올해 첫 공연 ‘춤 비나리-벨신’, 익숙한 틀 속의 섬세한 변화들 보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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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울산시립무용단 올해 첫 공연 ‘춤 비나리-벨신’, 익숙한 틀 속의 섬세한 변화들 보는 재미
  • 권지혜 기자
  • 승인 2025.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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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 ‘춤 비나리-벨신’의 한 장면.
“익숙하지만 깊어졌다.”

울산시립무용단의 올해 첫 공연인 ‘춤 비나리-벨신’이 지난 21일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지난해 열린 ‘춤 비나리-벨신’과 ‘서퍼-파도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연상되는 익숙함 속에서 한층 깊어진 무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공연은 그리워하던 임을 만났는데 금방 헤어져야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한 2인무 옴니버스로 시작됐다. 시소에 앉아있던 한 명이 일어나자 다른 한 명이 넘어지는 모습, 사랑에 빠진 커플의 모습, 서로에게 기대는 부부의 모습 등 다양한 표현들에 무대가 풍성했다.

연출, 대본을 맡은 박이표 울산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은 세부적인 연출과 구성에 조금씩 변화를 줌으로써 관객들에게 신남을 전하고자 했다. 이에 지난 공연과 다른 부분을 찾는 재미가 있었다.

이후 여인의 모습으로 강림한 칠성신의 춤이 펼쳐졌다.

지난 벨신 공연 때보다 무용수들의 역량이 높아지고 표현력이 확장되면서 본격적인 춤판의 시작을 알리고 한 해를 비나리 하고자 하는 공연의 메시지가 크게 와닿았다.

공연 중간에 사물놀이가 무대에 올라 서로 원판을 던지거나 하늘 높이 막대를 올리는 장면과 작대기 춤 등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몰입을 높였다. 익숙한 공연에 지난 번보다 무용수들의 자유로움과 행복감이 더 느껴졌다.

공연 마지막 모든 무용수가 무대에 올라 비치타월을 바닥에 깔고 정돈된 호흡으로 같은 동작을 하는 장면은 관람객들의 숨소리마저 잦아들게 했다.

무대 뒤 검은 막이 걷히고 어두웠던 무대가 밝아졌는데 소공연장이지만 공간의 확장성을 느낄 수 있는 연출이었다.

의식을 마치고 무용수들이 한 명 한 명 무대에서 사라지다 남자 무용수 한명이 노을을 바라보는 장면으로 공연은 끝이 났다.

지난해 벨신 공연도 관람했던 김수정(55·남구)씨는 “밴드 잠비나이의 리더인 이일우 음악감독의 라이브 연주가 공연의 깊이를 더해줬다”며 “지난 공연과 전체적인 틀에서는 같았지만 중간중간 달라진 부분도 있어 후반으로 갈수록 몰입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노기현 브니엘 예술고 한국무용 전임은 “동작을 동일하게 맞추지 않았음에도 하나의 마음으로 한국춤의 본질을 표현해내는 무대를 보고 같은 무용 종사자로서 감동이 컸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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