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대피 풍경 달라져…쉘터 대신 숙박시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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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대피 풍경 달라져…쉘터 대신 숙박시설로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5.03.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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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울산 울주군 언양읍 화장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민 500여 명이 대피한 가운데, 언양초등학교에 쉘터가 설치돼 있다.
산불이나 태풍 등 자연재난 시 발생하는 이재민들의 대피 형태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체육관 안에 설치된 텐트형 쉘터 대신 숙박시설을 찾는 이재민들이 늘고 있고, 지자체도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숙박시설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6시께 울주군 언양읍행정복지센터. 공무원들이 이재민 등록부 작성을 끊임없이 안내하고 있고, 관련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텐트 형태의 쉘터가 설치된 언양초·중학교는 생각보다 한산한 모습이다. 이날 초등학생 아이 두 명과 언양초등학교로 피신한 박은애(41)씨는 “이런 재난은 난생 처음이다. 아이들은 학교 안 간다고 좋아하지만, 쉘터가 생각보다 좁아 4인 가족이 함께 지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저녁에 아이 아빠가 퇴근하면 숙박시설로 이동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26일 군에 따르면, 지난 25일 언양 산불로 5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언양초·중학교에 쉘터 36동이 설치됐으며, 17가구 62명이 이용했다.

나머지 이재민들은 인근 숙박시설이나 양산, 부산 등 숙박시설을 이용했다.

군에서는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이재민을 위해 숙박비 8만원과 식대 9000원을 지원했다.

최근 재난 발생 지역과 재난 종류에 따라 이재민들의 숙박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도심지나 젊은 층이 많은 지역의 경우 숙박시설을 많이 이용하고, 노령층이 다수인 마을의 경우 숙박시설 예약 앱을 사용하기 어려워 경로당이나 체육관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가운데 행정당국은 재난 발생 시 주변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이재민에게는 불편한 장소에 임시로 만든 쉘터보다 숙박시설로의 이동을 안내하고 있다.

쉘터가 한정된 상황에서 거동이 불편하거나 인근에 친인척이 없고, 자식들이 데리러 올 수 없는 노약자, 늦은 시간 귀가해 인근 숙박 시설을 구할 수 없는 이재민 등이 원활히 쉘터를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울주군 관계자는 “산불 상황이 종료되면 주민들에게 영수증 등을 첨부해 숙박비 지원을 신청하도록 알릴 계획이다”며 “원칙적으로 이재민 등록 명부를 작성해야 하지만, 타지역에 출퇴근하는 사람도 있어 인접 지역에서 숙박했더라도 인정을 해준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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