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에 생업 터전 잃은 주민들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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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에 생업 터전 잃은 주민들 망연자실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5.04.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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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엿새 만에 진화된 가운데, 양달마을 인원의 한 반송 밭이 새까맣게 타버린 상태로 방치돼 있다.
“이런 피해는 태어나서 처음입니다.”

지난 22일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엿새 만에 진화된 가운데, 집으로 복귀한 주민들이 피해 확인에 나서고 있다. 무사한 집에 안도한 주민들은 농경지와 과수원 등 생업 현장의 피해를 확인하고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31일 온양읍 운화리 양달마을 일원. 산불이 난 야산 둘레길 군데군데가 검게 그을려 있다. 한 반송(소나무 정원수) 밭은 수십 그루의 뿌리가 그슬리거나 타버렸고, 잎이 노랗게 바래져 있다.

산과 가까운 곳에 있는 밭들은 작물을 키우기 위해 깔아둔 비닐에 구멍이 숭숭 뚫렸고, 애써 키운 작물은 노랗게 물들고 말라 죽어 있다.

노영치(79)씨는 “이런 피해는 태어나서 처음 당해봤다. 온양이 생기고 최대, 최악의 피해다”며 “반송나무들은 지난 2008년 은퇴하며 노후 대비용으로 심은 것인데, 이제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겉으로 봐서는 나무가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불에 그슬려 얼마 못 가 다 죽는다. 못 잡아도 그루당 60만~70만원은 받는 나무여서 피해가 수천만원에 달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과거 사례를 볼 때 재난지역으로 선포·지정되더라도 기대치만큼 보상이 안 나올 것 같다”며 “지자체나 정부에서 먼저 보상을 하고, 실화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피해는 대운산 자락에 배를 키우는 노동열씨도 마찬가지다.

노동열씨는 화마가 과수원을 덮친 와중에도 대피하지 않고, 과수원 주위에 물을 뿌리며 방화선을 구축했다. 노력이 통했는지 작업창고와 저온창고 등은 지킬수 있었지만, 농막과 각종 농기계, 과수 피해는 피할 수 없었다.

노동열씨는 “산불이 과수원을 덮친 당시, 화재를 진압하며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집사람과 함게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저온창고 등은 어떻게든 지켜냈다”며 “하지만 나무 묘목들이 그슬리거나 탄 것은 물론이고, 화염에 열 피해를 입은 나무들도 있는데 이 나무들은 향후 착화(着花)가 힘들다. 설령 열매를 맺더라도 상품 가치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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