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항 생산성 최하위…동북아 에너지 물류허브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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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항 생산성 최하위…동북아 에너지 물류허브 맞나
  • 경상일보
  • 승인 2025.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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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도시 울산의 산업활동을 지원하는 산업지원항인 울산항의 하역 생산성이 전국 주요 항만 중에서 최하위라는 오명을 썼다. 하역 생산성은 항만 또는 물류시설에서 화물을 처리하는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인데, 울산항은 경쟁 항만 대비 화물처리 속도가 늦고, 작업방식의 효율성이 떨어져 물류비용이 증가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발표한 ‘2024 컨테이너 항만 서비스 지표’에 따르면, 울산항의 선석 생산성은 시간당 17.9회로 주요 항만 중 가장 낮았다. 시간당 생산성은 부산항(74.9회)이 가장 높았고, 여수광양항(68.6회), 인천항(56.0회) 순이었다. 단순 비교를 하더라도 울산항의 하역 생산성은 부산항의 24%, 광양항의 26%, 인천항의 32% 수준에 불과했다.

울산항의 하역 생산성이 이처럼 낮은 요인으로는 전체 물동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액체 화물 중심의 항만 운영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일반 컨테이너 화물 처리에 취약한 구조를 들 수 있다. 또한 부정기선 입항에 따른 항만 운영의 유연성 저하, 낮은 항만 수심으로 인한 대형 선박의 접근성 부족 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특정 부두에 체선체화가 집중돼 혼잡도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울산항 전체 체선율은 2.08%로 경쟁 항만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석탄·양곡·온산 3부두 등 3곳에서 전체 체선의 55.8%가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들 부두 이용자들은 혼잡도로 인한 물류비용 상승, 항만 서비스 저하 등으로 불만이 높다.

울산항은 2029년 가덕도 신공항이 개항되면, 울산공항과 함께 경쟁력 약화의 위기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가덕도 신공항과 부산항이 연계된 복합 물류 체계가 구축될 경우, 울산항의 기존 물류 및 화물 처리 기능까지 일부 흡수되어 물동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물류 허브’가 될 부산항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방도를 찾아야 한다.

울산항 이용을 활성화하려면 하역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물류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만성적인 대기 상태에 비용 부담까지 더해진다면 울산항을 이용할 이유가 사라질 것이다. 울산항의 경쟁력 저하는 곧 지역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울산항만공사는 자동화 및 스마트 항만 기술 도입, 물류 인프라 확충, 준설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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