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자율주행 배달 로봇, 라스트-마일 물류혁신 이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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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칼럼]자율주행 배달 로봇, 라스트-마일 물류혁신 이끌까
  • 경상일보
  • 승인 2025.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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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상진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배달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모바일 앱을 통한 주문이 일상화된 가운데, 라스트-마일 물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배달 로봇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실증사업을 확대하며 점진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향후 10년간 이들이 라스트-마일 물류에 미칠 영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우선, 자율주행 배달 로봇은 노동력 부족 문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 배달 인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로봇이 일부 역할을 대체한다면 배달 서비스의 안정성이 향상될 수 있다. 이는 특히 야간이나 기상 악화시에도 일정 수준의 배달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배달원의 노동 강도를 줄이고, 보다 효율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이 직접 이동하기 어려운 위험지역이나 장거리 배달의 경우, 로봇을 활용하면 보다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또한, 자율주행 배달 로봇은 비용 절감 효과도 제공할 것이다. 기존 배달 서비스는 인건비 부담이 크지만, 로봇을 활용하면 장기적으로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배달의민족’이 도입한 ‘딜리(Dilly)’와 같은 로봇은 초기 투자 이후에는 유지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경제적 이점이 크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배달 서비스의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소비자들에게 보다 저렴한 배달 요금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자율주행 배달 로봇은 보완해야 할 한계도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제한적인 주행 환경이다. 보행자와의 충돌을 방지하고, 신호체계를 이해하며, 도로 환경에 적응하는 AI 기술은 여전히 발전 중이다. 특히,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많아 로봇이 실시간으로 이를 인식하고 대응하는 능력이 더욱 정교해져야 한다. 또한, 기술이 발전하면 이러한 문제가 점차 해결될 수 있겠지만, 여전히 물류 전반에 완전히 도입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보안 및 안정성 문제 또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자율주행 로봇이 도심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도난이나 파손의 위험이 존재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보안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일부 기업들은 GPS 기반의 실시간 추적 시스템과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이를 보완하고자 하지만, 여전히 악의적인 방해 행위나 기계 오작동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로봇의 보안성과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법적·제도적 측면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자율주행 배달 로봇의 보도 주행이 합법화됐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운행이 제한될 수 있다. 도심에서는 보행자의 안전과 로봇의 원활한 주행을 모두 고려해야 하며, 이를 위한 추가적인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 데이터 보호와 로봇의 운행 책임과 관련된 법적 논의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사고 발생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자율주행 배달 로봇 시스템이 인간과 유사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AI 윤리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필수적인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10년간 자율주행 배달 로봇의 발전은 지속될 것이다. AI 기술이 개선되면서 더욱 정교한 주행이 가능해지고, 배터리 성능이 향상되면서 운행 가능 거리가 증가할 것이다. 클라우드 기반의 원격 관제 시스템이 강화되며, 로봇은 더욱 지능적인 배달 수행이 가능해질 것이다. 궁극적으로 자율주행 배달 로봇은 기존의 인간 배달원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라스트-마일 물류의 혁신은 소비자 생활방식 변화도 가져올 것이다.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배송 서비스가 가능해지며, 새로운 형태의 온-디맨드(On-Demand) 물류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다.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더욱 차별화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며, 기술 발전과 함께 로봇 배달은 대중적인 배송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10년, 자율주행 배달 로봇이 물류산업에 가져올 변화가 기대된다.

권상진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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