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다운 집으로]자립준비청년 재준이네, 아직 10대…홀로서기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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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다운 집으로]자립준비청년 재준이네, 아직 10대…홀로서기 ‘막막’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5.04.04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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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준이가 살게될 오래된 아파트.

재준(가명, 18세)이는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지난 2009년, 겨우 2살이란 어린 나이에 공동생활가정에서 지내게 됐다.

공동생활가정은 흔히 그룹홈으로 불리며, 보호대상아동에게 가정과 같은 주거 여건과 보호, 양육, 자립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아동복지법에 규정된 시설이다.

당시 언어 발달 지연으로 장애아전문어린이집을 다니던 재준이는 공동생활가정에서 생활하며 또래와 같은 발달 수준을 보이게 됐다.

재준이는 공동생활가정 원장님을 엄마라 부른지 어느덧 16년이 흘렀다.

올해 초 고등학교를 졸업한 재준이는 곧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공장에서 일하며 경제적 자립을 준비하는 한편, 학업에 대한 꿈도 잃지 않고 야간대학에 진학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지만, 재준이는 꿈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고 있다.

이제는 오랜 기간 생활하던 시설을 퇴소하고 홀로 생활할 거처를 마련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재준이는 자립을 앞두고 원래 살던 공동생활가정 인근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간 디딤씨앗통장에 모아둔 돈으로 주거지를 마련한 것이다.

재준이는 “처음 생긴 목돈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며 “안정적인 주거 환경이 자립의 첫걸음이라 믿고 신중하게 내린 결정이다”고 말했다.

재준이네 집에는 아직 기본적인 필수 가전과 가구조차 마련된 것이 없다.

자립을 위해 한정된 예산 안에서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선택해야 했기에 집 외에 다른 살림을 준비할 여유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오래된 창문이 바람을 막아주지 못하지만, 겨울이 막 지났다는 것이다. 재준이는 자립의 첫걸음을 내디뎠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모금된 금액은 창문 교체와 화장실 수리, 가전 및 가구 구입비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재준이가 안정적인 주거 환경에서 꿈꾸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자립을 응원하는 따뜻한 손길이 절실하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울산지역 주거빈곤아동 주거비 지원 문의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275·3456) 전화 혹은 QR코드로 접속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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