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공영주차장 ‘임산부 전용’ 없앤다
상태바
울산 남구 공영주차장 ‘임산부 전용’ 없앤다
  • 정혜윤 기자
  • 승인 2025.04.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울산시가 관내 100면 이상 대형 공영주차장에 조성한 ‘가족배려 전용주차구역’
▲ 남구청에 조성된 ‘임산부·영유아 가족배려주차장’.
이달부터 울산 남구 관내 모든 공영주차장에서 ‘임산부 전용주차구역’이 사라진다.

초저출산 사회 추세에 맞춰 ‘임산부·영유아 가족배려주차장’으로 전면 전환되는데, 일각에서는 이미 시 차원에서 ‘가족배려 전용주차구역’을 운영하고 있고, ‘임산부 전용’에서 ‘가족 배려’로 대상이 넓어지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남구에 따르면, 남구는 이달 말까지 관내 공영주차장 25곳에 조성된 임산부 전용주차구역 76면을 ‘임산부·영유아 가족배려주차장’으로 전환한다. 남구에 설치된 전용주차면 총 80면 중 남구청 부설 주차장 4면은 이미 변경했다. 남구는 약 500만원을 들여 노면 문자와 주차구획을 재도색하고 안내표지판을 교체한다.

새로 바뀐 주차구역은 임산부뿐 아니라 유모차를 동반한 보호자 등 6세 미만 영유아를 둔 가족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남구는 초저출산 흐름에 따라 임산부 전용주차구역의 실제 이용률이 낮아지고 있는 점을 반영해, 보다 많은 가족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출산 장려와 가족 복지 확대를 함께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변경이 완료된 남구청 주차장에는 ‘임산부 및 6세 미만 영유아 동반 차량이 이용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하지만 실효성을 두고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시는 이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3대 가족 등이 이용할 수 있는 ‘가족배려 전용주차구역’을 100대 이상 공영주차장에 의무적으로 설치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울산 전체 공영주차장에 총 530면이 설치됐다. 이런 상황에서 남구가 임산부 전용주차구역을 없애고 ‘가족배려주차장’으로 조성하는 것은 정책 취지가 중복된다는 것이다.

표지판과 노면 색상 등도 시에서 운영하는 가족배려주차구역과 남구에서 새롭게 조성하는 가족배려주차장이 달라, 현장에서 실제로 누가 사용할 수 있는지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더불어 ‘임산부 전용’에서 ‘가족 배려’로 명칭이 바뀌면서 실질적인 보호 조치가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크다.

신미화(56) 씨는 “기존에도 임산부 전용구역에 일반 차량이 주차하는 일이 많아 이용이 어려웠는데, 이번엔 이름까지 ‘배려’로 바뀌면서 사실상 일반 주차구역처럼 쓰일까 걱정된다”며 “대상이 넓어지는 건 이해하지만, 결국 임산부를 위한 공간은 더 줄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남구는 향후 관내 유관기관과 다중이용시설에도 가족배려주차장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