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KDDX, HD현대 양보안에도 표류…한화가 화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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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KDDX, HD현대 양보안에도 표류…한화가 화답해야
  • 경상일보
  • 승인 2025.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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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완료한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이 기약 없이 표류하면서 울산 조선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24년 사업자 선정 후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어야 했지만, 방사청은 해를 넘기도록 ‘계약 진행 방식’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최근 KDDX 사업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HD현대와 한화오션 간 ‘상생 협력 방안’을 논의했지만, 핵심 쟁점인 사업 주도권을 둘러싼 양 측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 사업이 해양 안보를 책임질 핵심 전력 확보라는 사업의 중요성과 화급성을 고려할 때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기본설계 경험을 내세워 수의계약을 주장해 온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의 협력업체 참여라는 전향적인 양보안을 제시하며 분쟁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사업 지연으로 인한 국가 안보 및 지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한화오션이 공동 상세설계 후 2척의 선도함(1·2번함) 분할 건조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면서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회귀했다. 여전히 사업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KDDX는 2030년까지 약 7조8000억원을 투입해 6000t급 최신형 이지스함 6척을 구축하는 국책사업이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2012년), 기본설계는 HD현대(2023년)가 각각 맡았다.

KDDX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이 늦어지면서 HD현대중공업과 관련 협력업체, 부품업체들의 장단기 생산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통상 3년 치 생산 계획을 미리 수립하고 인력 및 자재 확보에 나서는데, 사업자 선정이 늦어지면서 계획수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관련 부품과 원자재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어, 국민 혈세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HD현대중공업이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는 어려운 결정을 한 만큼, 이제 공은 한화오션에게 넘어갔다. 무작정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며 어깃장을 놓는 듯한 태도는 KDDX사업의 발목을 잡고, 국가 안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명분 없는 소모전은 이제 끝장내야 할 때다. 방사청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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