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찾은 남구 장생포 고래박물관. 고래박물관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자마자 굉음이 들려왔다.
박물관 앞 데스킹존 너머로 바다 위에 떠 있는 대형 크레인 두 대가 큰 소음을 내면서 계류시설을 만들기 위한 강관파일 항타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계류장은 울산시가 정부 연구개발 예산을 받아 건조한 전국 최초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선 ‘울산 태화호’를 정박시키기 위해 조성하는 시설이다. 고래박물관 전면 해상에 길이 110m, 폭 19m 규모로 들어선다. 공사는 지난해 12월30일 시작돼 올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정률은 36.4%다.
문제는 지난 1일부터 시작된 강관파일 항타 작업에서 불거졌다.
오전 7시부터 시작되는 이 작업을 통해 총 45개의 파일을 뻘에 박는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소음은 100㏈을 넘는다. 반경 150m 이내에 112가구가 거주하는 주상복합아파트, 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등이 몰려 있다 보니 곳곳에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실제 이날 현장 인근에서는 공사음이 너무 커 옆 사람의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고래 사육사 김슬기 해양동물복지사는 “고래는 소음과 진동에 매우 예민한 동물이라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현재 소음측정기를 설치해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고 있는데, 파일공사가 끝날 때까지는 계속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거주민과 관광객의 불편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공사 시작 전까지 어떤 안내도 없었다는 점에서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민원이 속출하면서 이날 긴급하게 현장을 찾은 남구의원들은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진동과 소음이 극심한데 주민들에겐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며 “공사 중 뻘이 날리며 고래바다여행선 운항에도 차질을 줬지만, 남구청이나 주민 누구도 사전에 이를 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돌고래는 소음진동계측기를 설치해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주민설명회 개최가 법정 의무는 아니어서 실시하지 않았지만 곧 개최하겠다. 소음 민원과 관련해서는 5월 중순 완료 예정이었던 강관파일공사를 이달 말로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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