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 비닐막 잇단 훼손…‘구멍난’ 시민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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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 비닐막 잇단 훼손…‘구멍난’ 시민의식
  • 주하연 기자
  • 승인 2025.04.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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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중구의 한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비닐 바람막이가 훼손돼 있다.
승객 편의를 위해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비닐이 이리저리 찢겨 도시 미관을 훼손하고 있다. 일부 정류장에는 고의로 훼손한 듯한 흔적도 있어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9일 찾은 중구의 한 버스정류장.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바람을 피할 수 있도록 비닐 재질의 바람막이가 정류장 앞면부에 설치돼 있다. 하지만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정류장에는 담뱃불에 탄 듯한 흔적도 있었다. 어린 학생들은 훼손된 부분을 건드려 더 큰 구멍을 내기도 했다.

취재진이 직접 버스를 타고 중구 정류장을 둘러본 결과 5곳 중 1곳꼴로 비닐 바람막이가 훼손돼 있었다.

중구는 매해 겨울철 추위를 막기 위해 1000만원대의 예산을 들여 비닐 바람막이를 설치하고 있다. 봄에 기온이 올라가면 다시 1000만원대의 예산을 들여 비닐을 철거한다.

매년 설치와 철거를 반복하다 보니 예산 낭비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이동희(32)씨는 “바람막이가 찢어진 채로 방치돼 있으니 왜 있는지도 모르겠고 보기에도 좋지 않다”며 “매년 훼손된 바람막이를 교체하느니 비닐 대신 유리 같은 영구적인 가림막을 설치하는 게 더 경제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구는 예산 문제로 영구 가림막 설치는 당장 어렵다는 입장이다. 비닐 대신 영구 가림막을 설치하는 데 2.5배 이상의 예산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산 문제로 비닐 가림막을 설치하는 지자체는 울산에서는 중구뿐이다. 지난 겨울 중구는 관내 395개의 버스정류장 중 129곳에 비닐 가림막을 설치했다.

남·동·북구는 영구 가림막을 설치했고, 울주군은 인도 폭이 넉넉하지 않아 영구 가림막 설치가 힘든 정류장 위주로 비닐 바람막이를 설치했다.

중구 관계자는 “타 구·군 사례를 참고해 정류장 시설 개선 및 리모델링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예산이 가장 큰 문제다 보니 한꺼번에 정류장을 리모델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매해 순차적으로 버스정류장 시설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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