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지도자를 기다리며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렸더니
내 심은 탓인가 기다려도 아니온다
무심한 일편(一片) 명월(明月)이 빈 가지에 걸렸어라
-<병와가곡집>

얼마 전 4월4일에 대통령 관저에서 봉황기가 내려졌다. 봉황의 생김새와 행동이 나라님이 마땅히 지녀야 할 덕목이라고 여겨 태평성대임을 강조하는 길조의 상징이 봉황이다.
누구나 이 봄엔 한 번씩 고뇌의 끈을 놓지 않고 밤을 지새우는 날이 많아진다. 나라의 일에 걱정이 많아 잠 못 드는 이웃도 많다고 한다.
지나간 날의 아름다운 추억에 잠기는 시간으로 허여해도 좋을 것이고 쓰라린 추억의 그림자를 보듬어도 좋을 그런 시간이다.
사람살이나 나랏일이 언제나 햇볕 가득한 날만은 아니지 않던가. 비 오고 바람 부는 날도 인생에서 빼 버리지 못하는 사유의 뜰이 있다. 조용히 자신을 추스르며 외로움에 익숙해졌을 때 비로소 인간은 성숙 된다.
우리의 영혼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웠다. 그러나 교육의 옷을 입으면서부터 사회적 제도와 윤리, 자기 자신이 만들어 가는 약속과 규범으로 누구나 자유롭지 못하다.
보이지 않는 약속 가운데 인간은 자신의 몸을 가두고 영혼도 함께 묶어두고 산다.
그러나 자신의 모두를 자유롭게 풀어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
쉽게 잠을 청하지 못하는 봄 사월은 사색으로 깊어간다. 말하지 않고 말하지 못하는 사색의 깊이, 아픔의 깊이를 파고든다. 그런 밤이면 추녀 밑에 잠든 진돗개도 끙끙대며 주인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동반한다.
인생은 짧고 고독은 깊다. 청춘 뒤에 처절한 탄식의 고뇌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기에 외롭고 고독하다.
살찐 돼지가 아닌 고독한 인간이기를 원하지 않았던가. 굽이굽이 높은 고개를 넘어서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잘 될 것이라고 기도한다. 부귀영화를 다 누린 인생도 들여다보면 고독한 아픔이 있기 마련이다.
6월3일이 지나면 새로운 봉황기가 올라갈 것이다. 봉황은 태평성대일 때 나타난다고 한다. 즉 봉황은 하늘의 상징이며 대통령을 상징하는 문양이다.
온 국민이 함께 기리는 그런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나라의 운명도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일등 국민이 일등 지도자를 만드는 것이다. 한분옥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