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분옥 시조시인의 시조 美學과 절제](66)견회요(遣懷謠) 중 넷째 수-윤선도(1587~1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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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분옥 시조시인의 시조 美學과 절제](66)견회요(遣懷謠) 중 넷째 수-윤선도(1587~1671)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5.05.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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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

뫼는 길고 길고 물은 멀고 멀고
어버이 그린 뜻은 많고 많고 크고 크고
어디서 외기러기는 울고 울고 가느니 <고산유고>

 

▲ 한분옥 시조시인
▲ 한분옥 시조시인

‘자식 낳아 길러 보고 시집가는 처녀가 어디 있느냐’고 어른들이 하는 말씀이다. 있다면 그건 처녀 시집, 처녀 장가듦이 아니지요.

그렇다. 자식 낳아 기르는 것은 연습하지 않아도 기본 가정교육에서 본바 대로 품어 낳아, 거룩한 이름 어머니가 되는 것이다. 천하에 둘도 없는 소중한 생명의 탄생으로 어머니의 본분인 모성애가 발현되는 것이다.

자식 낳아 길러 보기 전에는 인간의 생명이 그렇게 귀한 줄 잘 모른다. 안다고 해도 어머니로서 느끼는 그런 고귀함 하고는 다를 것이다. 열 달을 배속에 품어 한 호흡을 같이 하고 입덧에 시달리면서 새 생명을 품은 어미로서의 뿌듯함과 힘듦에 비길 수 없을 테니까. 자식을 낳아 기름이 바로 인류애의 발현됨이라 생각한다.

천하를 다 줘도 어느 귀한 부귀를 다 준다 해도 자식과는 바꾸지 못한다. 그래서 천륜인 것이다.

오월은 가정의 달, 5월8일은 어버이날, 카네이션 한 송이 사서 찾아 뵈옵지도 못하고선, 안 계실 때 남보다 더 나날이 울어예는 자신을 안다.

위 시조에서도 ‘어디서 외기러기는 울고 울고 가느니’ 라고 읊조리고 있다. 기러기 울고 가는게 무슨 대수이겠나. 고산 자신이 부모님의 은혜를 못다 갚아 울고 있다는 말이다. 부모님의 베풂은 평생을 울어도 다 못 갚을 은혜인 것이다.

젊은 날엔 자식 키우느라 짊어진 짐도 무겁고 앞뒤 돌아볼 여유도 없이 달음박질 치다, 그나마 앞가림을 어느 정도 하고 난 뒤부터는 부모님 생각뿐이다. 댓가 없이 이유도 모르고 받기만 하던 사랑, 약속도 없이 받아온 물질적 지원, 이 모든 정성은 자식한테 다 쏟고 남은 애틋한 그리움만 붙들고 그리워하는 것이다. 부모님의 사랑, 그 원천이 자신의 삶에 원동력이 돼 인생 육십을 살고 백년을 누리는 것이다. 받아 온 사랑과 정성이 자손만대로 이어져 인류는 600만년을 살아왔고 또 그렇게 수 천만년 살아갈 것이다. 거룩한 모성이 인류를 지켜내고 키워가는 것이다. 한분옥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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