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울산현대미술제’는 ‘굿워캔드(work-end)!’를 주제로 임흥순 작가를 비롯해 박은태, 옥정호, 이문호, 이용백, 전영일, STUDIO 1750, 국내를 대표하는 예술가 7명(팀)이 참가해 미디어, 설치, 사진, 회화,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작품 32점을 선보였다.
올해 가장 큰 특징이자 성과는 울산의 원도심인 문화의 거리에서 ‘노동’을 주제로 미술제를 개최했다는 점이다. 산업화를 선도한 상징적인 도시로서 울산의 특성을 반영해 ‘노동’을 주제로 정하고 이를 내용에 담은 작품들로 전시를 구성한 것이다.
또 작년에는 한 공간에 여러 작가의 작품을 설치했지만, 올해는 문화의 거리 내 5곳의 전시공간에 공간별 작가 한 명의 작품으로 전시를 구성하고, 야외에는 작품의 일관성을 띄기 위해 자연물의 조형형식을 갖춘 2명(팀)의 작품을 설치했다. 참여작가의 수는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임흥순, 이용백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참여하여 울산시민 뿐만 아니라, 국내 미술계의 관심도 제고를 꾀했다.
전시 연출면에서는 한 공간에 한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하고 작가별 작품수를 대폭 늘려 관람객으로 하여금 작품에 몰입하면서 심도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고, 작품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공간 디자인과 연출에 공을 들였다.
대표적으로 박은태 작가의 500호의 대작인 2점의 회화작품은 공간에 벽 형식으로 세워서 설치했다. 또 임흥순 작가의 영상작품 ‘위로공단’은 작품의 주된 배경이 방직공장인 점을 감안해 에피모양장점 2층에서 상영했으며, 공간연출은 공장의 빛을 연상할 수 있도록 창문으로 들어오는 자연채광을 그대로 유지해 전반적으로 현장성을 띨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해 작품에 대한 이해도와 관객 만족도를 높였다. 양승현(65·울산 중구)씨는 “지난해보다 규모는 줄었지만 작품 수준이 높아져 훨씬 알찼다. 또 올해는 도슨트가 있어 작품에 대해 심도 있게 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주제가 노동인 이유로 작품에 담긴 현실적인 문제들을 직시하면서 눈물을 훔치는 관객도 다수 있었고, 비엔날레급 작가들의 참여로 미술제의 질적 수준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도 많았다.
박순영 울산현대미술제 예술감독은 “해를 거듭할수록 거리의 분위기가 더 활기있어 보였고, 행사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 관람객들의 작품에 대한 이해와 감상, 성숙한 관람 태도 또한 돋보였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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