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한 중학교에서 ‘학교 밖 운동회’를 개최한 것을 두고 일부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했다. 학생 안전을 이유로 든 민원이지만,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이로 인해 교사들의 교육활동이 또 한 번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구 A중학교는 최근 성안동 함월구민운동장에서 전교생이 참여한 가운데 2025학년도 체육행사를 열었다.
행사는 학생들의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돕고 교육공동체 간 소속감과 자부심을 키우고자 마련됐다. 모처럼 학교 울타리를 벗어난 학생들은 교사,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문제는 행사가 끝난 뒤였다. 일부 학부모가 “교외 활동은 위험하고, 운동장까지 이동도 불편했다”는 내용의 민원을 학교측에 접수한 것이다.
이를 두고 지역 교육계는 “학교 교육활동은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한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며 ‘과잉 민원’에 따른 교육활동 위축을 우려했다.
실제로 학교측은 당장 내년 운동회 개최 장소를 놓고 고심 중이다. 내년 전교생 운동회 개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진 셈이다.
반면 학부모 사이에서는 교사들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학부모는 “학교에 민원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교사들이 학생을 위해 열정을 쏟은 활동이 일부 민원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요즘 힘들어하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신다. 현장에서 지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해된다”고 말했다.
A중학교는 보다 나은 교육환경에서 학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외부 장소를 대관했다는 입장이다.
학교 운동장 규모가 작아 기존에는 학년별로 나눠 운동회를 열었는데, 한 학년 운동회 진행 시 다른 학년의 수업에 방해되는 등 운영에 한계가 있었다. 소음 문제로 인한 인근 주택가 민원도 지속됐다는 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학교 관계자는 “쾌적한 환경에서 운동회를 진행하고자 사전에 안전교육을 하고, 행사 당일에도 학생과 학부모 안전을 위해 지도업무분장도 철저히 하는 등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며 “내년에는 학부모 의견 등을 고려해 더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