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1일 초록빛 책마당. 부모가 아이를, 초등학생이 동생 손을 꼭 잡고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이들은 나무 그늘에 마련된 의자에 앉거나 돗자리를 펴고서 힐링을 즐기고 있다.
어른들은 책을 읽다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선선한 날씨에 스르륵 잠든다. 아이들은 책을 읽다가 지겨워지면 나비를 쫓고, 무당벌레나 꽃, 나무를 관찰하며 뛰어다닌다.
28개월 된 아들과 방문한 한수호(45)씨는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다. 처가에 들렀다가 도서관이 보여 찾았는데, 조명만 있으면 저녁에도 돗자리 하나 들고 나와 아이와 놀다 가고 싶은 곳”이라며 “요즘 아이들은 우리 때처럼 밖에서 노는 게 아니라 키즈카페에서 놀다 보니 무당벌레 같은 곤충을 보기 어려운데, 여긴 아이들이 좋은 공기 마시고 자연에서 뛰놀 수 있어 부럽다”고 말했다.
지난 4월19일 문을 연 울주옹기종기도서관 야외도서관 ‘초록빛 책마당’은 볕이 잘 들지 않는 공터를 햇빛이 잘 들게 꾸미고, 소파와 의자 등을 설치했다.
이곳에서는 매주 바뀌는 테마 도서 전시부터 마술 공연, 특별 강좌(어반스케치, 힐링 뜨개), 생태계 체험(곤충·파충류), 주말 체험 부스(공예, 북아트), 보드게임 대여, 옹기종기독서샷 사진촬영 이벤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울주옹기종기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의 유휴공간을 트렌드에 맞춰 야외도서관으로 재탄생시켰다”며 “남은 기간 동안 자연·독서·체험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을 지속해 지역민의 일상 속 ‘힐링 독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주옹기종기도서관은 초록빛 책마당을 이달 말까지 열고, 오는 8월부터 내년 1월까지 도서관 내부 리모델링을 위해 잠시 휴관한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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