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텁지근 날씨에 열기 더해 ‘구슬땀’
○…오후 6시가 채 되기 전부터 울산 울주군 온산문화체육센터 인근은 주차장으로 변모했다. 새벽까지 개표가 이어질 것을 예상한 참관인과 개표자들은 대중교통보다 자차를 몰고서 개표장으로 모였다. 개표가 진행되는 센터 2층은 넓지 않은 공간에 많은 인원들이 몰리며 후덥지근했다. 에어컨이 일부가 가동되고 있었지만, 사람들의 열기 속에 사람들은 저마다 종이나 손부채로 더위를 달랬다.
개표 시작 안내방송에 적막 감돌아
○…투표 종료를 1시간 여 앞둔 오후 7시께. 울산 중구 개표소인 동천체육관 일대에는 소방차, 경찰차와 함께 비상상황에 대비한 인력들이 대기했다. 개표소 밖에서는 협조요원, 참관인 등이 삼삼오오 모여 선거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개표장 안에는 개표사무원들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개표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7시45분께 곧 개표를 시작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관계자들이 모두 착석했고, 개표소 안팎은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8시16분 울산 중구 병영1동, 반구1동 투표함을 시작으로 개표소 안으로 투표함들이 차례로 도착했다. 참관인들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모든 투표함을 점검했고, 8시38분 개함 선언에 따라 개표를 시작했다.
일부 투표함 이의 제기 “문제없어”
○…울산 북구 오토밸리복지센터에서는 투표함 특수봉인지 훼손을 둘러싼 소동이 벌어졌다. 개표 참관인 중 일부가 송정동 사전투표소 2일차 1-1 투표함에 특수봉인지를 붙였다 제거한 흔적이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특수봉인지는 떼어내는 순간 특수문양이 나타나 훼손 여부를 알 수 있고, 떼어낸 뒤 다시 붙일 수도 있다. 선관위측은 투표함 손잡이 부분에 붙여진 특수봉인지가 이동 시 마찰에 의해 일부 훼손될 수 있는 점, 이의 제기된 특수봉인지 필적과 나머지 한 장의 특수봉인지 필적이 동일한 점, 투표함은 보안상 한 쪽만으로는 개봉할 수 없는 점 등을 이유로 문제 소지가 없다고 봤다. 해당 투표함은 개표 참관인이 이의 제기를 취소하면서 개표장 도착 1시간여 만에 열렸다.
별도 봉투에 담은 투표용지 나와
○…울산 남구 개표소인 문수체육관에서는 무거동 관내 투표함에서 별도의 봉투에 담은 투표 용지가 나오는 일이 발생했다. 이를 발견한 선거 사무원은 울산시선관위 관계자에게 상황을 알렸다. 울산시선관위 관계자는 관내 투표자가 관외 투표함에 넣은 것을 발견해서 다시 관내 투표함에 넣어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나중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발견된 투표지는 유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꿀 알바일줄 알았는데…책임감”
○…개표 시작을 앞둔 7시10분, 울산 동구 개표소에서는 투표 참관인 정원 27명 중 25명이 모인 가운데 투표기 분류기 봉인부 확인이 진행됐다. 이번 선거에서 처음 참관인으로 참여하게 된 이효주(40대·동구)씨는 지난 총선에서도 참관인 참석을 신청했지만 높은 경쟁률에 밀려 아쉽게 기회를 놓쳤다. 이에 축구경기 티켓을 예매할 때 쓰던 초시계까지 꺼내들고 ‘티켓팅’에 나섰고 마침내 개표 과정을 직접 지켜볼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이씨는 “솔직히 처음에는 꿀알바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 부정선거 논란이 계속돼 개표 과정을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며 “혹시 새벽 4~5시까지 개표가 이어지더라도 끝까지 현장을 지켜보고 집에 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동구 투표함 8시15분부터 도착
○…울산 동구 개표소에 처음으로 도착한 투표함은 오후 8시15분 화정동 제3투표소 투표함이다. 이어 전하2동 투표함이 잇따라 도착하고 투표함적치장소에 배치됐다. 경찰과 선관위 직원의 안내에 따라 봉인 내용을 확인받은 투표함들은 차례로 개표장 안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투표함이 하나둘 도착하기 시작하자 개함을 기다리던 참관인들과 관리원들의 분위기가 사뭇 무거워졌다.
투표지 분류기 고장에 ‘진땀’
○…개표가 시작된 울산 북구 오토밸리복지센터에서는 투표지 분류기 고장이 잇따랐다. 오후 9시께부터 투표지분류기운영부 제5반의 분류기가 ‘삐’ 소리를 내며 멈추는 현상이 이어졌다. 기계 틈새를 따라 적재함에 분류되던 일부 투표 용지가 구겨지면서 분위기는 순식간에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선관위측은 분류기를 열어 거듭 내부를 살폈지만 멈춤 현상은 이어졌다. 결국 30여 분 뒤 다른 분류기가 투입됐다.
부방대, 개표소 앞 1인 시위
○…부정투표부패방지대(부방대)는 오후 7시부터 개표소가 마련된 울산 동구 전하체육센터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부방대 소속 A씨는 스피커를 켜고 사전투표함의 봉인지 상태와 개수·분류기 확인, 그리고 개표 시스템의 1시간 단위 종료 및 재시작을 요구했다. 또 자신을 동구 주민으로 소개한 6명의 시민이 계단에서 투표함이 올라오는 걸 직접 지켜보겠다며 계단에서 투표함이 올라오는 것을 기다리기도 했다.
울산 출구조사 발표, 민주당 ‘환호’
○…3일 출구조사를 30분 앞둔 오후 7시30분 울산 남구 더불어민주당 시당 사무실. 출구조사 발표를 앞둔 시점부터 당직자들과 지지자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오후 8시 정각, 방송을 통해 이재명 후보가 51.7%로 김문수 후보(39.3%)를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자, 사무실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오며 “이재명 대통령”을 연호했다. 이어 울산 지역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는 더욱 커졌다. 이재명 후보가 울산에서도 2% 차이로 앞선다는 결과에 지지자들은 박수를 치며 서로를 격려했다. 한 당원은 “울산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울산에서도 앞선 결과가 나와 기분이 너무 좋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글=정경부·사회문화부 종합, 사진=김동수·김도현기자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