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찾은 중산동 에일린의뜰 아파트 인근. 문제가 된 건물은 아파트 옆 도로변에 위치한 단독주택이다.
외벽 절반과 지붕 일부가 철거되다 만 채 내부가 그대로 노출돼 있고 방 안에는 가구와 생활용품이 여전히 남아 있어 누군가 살았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맞은편 아파트에서 내려다보면 방 안 구조까지 확인될 정도로 훼손 상태가 심각하다.
한 주민은 “여기서 몇 년째 살고 있는데 저 상태로 방치된 지 너무 오래돼 언제부터인지도 모른다”며 “철거 중단 이유도 모르겠고 마치 사고라도 난 현장처럼 보여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여름에는 벌레와 쥐가 생길까 봐 창문 열기도 꺼려진다. 도시 한가운데 저런 집이 버젓이 있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문제의 주택은 과거 주변 아파트 공사와 함께 새로 조성된 2차선 도로와 맞닿아 있다. 당시 주택 절반가량이 도로 예정지에 포함된 바람에 도로 조성 과정에서 절반만 철거됐고 나머지는 그대로 남아 지금의 ‘반쪽 집’이 된 것이다.
바로 옆 3층짜리 주택 역시 도로 공사 중 벽면 한 쪽이 뜯긴 채 몇 년간 방치됐다가 최근에서야 임시로 벽체를 덧대는 보수 작업이 이뤄졌다.
이 일대는 중산동 938 일원의 개발부지로 아파트와 도로 조성을 위한 개발 계획이 수립돼 있다. 토지는 이미 보상이 완료돼 거주자는 떠났고 부지 소유권은 민간 시공사로 이전됐다. 각종 행정 인허가도 지난 2022년 모두 마쳐 착공만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건설경기 침체와 자금 조달 악화 등으로 인해 착공이 미뤄지면서 방치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개발 계획대로라면 일대의 2차선 도로도 5차선으로 확장될 예정이지만 이 역시 시작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북구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모든 인허가 절차를 마치고 착공만을 남겨두고 있지만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인해 빠른 시간 내 공사를 시작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주민 불편을 고려해 시공사에 사업 착공 전까지 안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가능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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