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야권에 따르면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윤 전 대통령의 계엄 및 탄핵을 놓고 찬반 구도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윤어게인’의 대표 주자 전한길씨가 당내 갈등을 더 부채질하면서 전당대회가 분열의 장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대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당권 도전에 나선 김문수·장동혁·안철수·조경태 후보보다 기자들의 취재석에서 전씨의 ‘이상한 행태’가 더 부각되면서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현장에 참석한 TK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자칭 전한길뉴스 기자 자격으로 연설회장에 들어간 전씨는 개혁 성향인 찬탄(탄핵 찬성)파 후보의 연설 도중 당원들에게 ‘배신자’ 구호를 외치도록 유도했고, 이는 물병 투척과 지지자 간 몸싸움으로 이어지면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후보자들도 첫 연설에서 미래 청사진을 내놓기보다 전씨를 비롯한 ‘윤어게인’ 세력을 포용할지를 두고 퇴행적 공방만 벌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반탄(탄핵 반대)파인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윤어게인도 함께 가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자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그들이 극단 세력과 손잡으며 대중 정당의 길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윤어게인과의 절연을 강하게 촉구하면서 대립했다.
이에 앞서서도 후보들은 이른바 ‘전한길 면접’ 과정에서 돌출된 윤 전 대통령의 재입당 문제를 놓고 지리멸렬한 신경전을 벌였다.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전씨 등 보수 유튜버가 진행한 토론회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 재입당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내란 정당 늪으로 가는가” “제정신인지 모르겠다”며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탈당한 윤 전 대통령은 현재 수감돼 특검 수사를 받고 있고 앞으로 재판까지 앞두고 있어 복당 문제를 거론할 상황이 아닌데도 당권 주자들이 윤 전 대통령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자, 당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전씨의 그간 언행을 감안할 때 퇴행적 경쟁을 촉발하고 내분을 유발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음에도 당 지도부는 독립 기구인 서울시당 윤리위원회에 전씨 조사를 맡겼다면서 조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당내 비판도 나온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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